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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등산합니다”…편견 깬 장애인산악연맹 첫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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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등산합니다”…편견 깬 장애인산악연맹 첫 출범

입력
2023.01.18 18: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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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지역 장애인 20명 모여 결성
장애인산악연맹 가맹단체 가입 첫 사례

지난해 5월 14일 경기 의정부 민락동 부용산에서 장애인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산을 오르고 있다. 의정부장애인산악연맹 제공

지난해 5월 14일 경기 의정부 민락동 부용산에서 장애인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산을 오르고 있다. 의정부장애인산악연맹 제공

경기 의정부시에 사는 이윤지(65)씨는 20대 때 교통사고로 오른쪽 팔을 잃었다. 하지만 그는 꾸준히 등산을 해 왔다. 10년 전부터는 10여 명의 장애인과 함께 한 달에 한 번씩 등반을 떠났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서로 손을 잡아 당겨주고 등도 밀어주면서 험한 산길을 오른다. 힘이 부칠 때가 많지만 이들에게 등산은 삶의 중요한 활력소 역할을 한다. 이씨는 “장애인들끼리 모여 등반하는 데 육체적, 경제적으로 힘든 점이 많다”며 “비장애인 동반 등 지원이 이뤄지면 더 많은 장애인이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 등 장애인 20명이 ‘의정부시 장애인산악연맹’을 결성했다. 연맹은 18일 의정부시장애인체육회(회장 김동근 시장) 산하 가맹단체 등록 확인서를 발급받아 공식 출범을 알렸다. 장애인산악연맹이 지역 체육회 정식 단체로 등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맹이 출범하기까지 10개월이 걸렸다. 김흥수 의정부시장애인체육회 사무국장이 지난해 초 의정부시에 연맹 결성을 제안했고, 이씨 등이 실무를 맡아 정관을 만들고 회원을 모집하면서 조직 구성을 완성했다. 40년 가까이 산악인으로 살아온 김 국장도 2021년 7월 북한산 등반 중 추락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절단한 아픔이 있다. 하지만 그는 주말이면 의족을 차거나 목발을 짚고 산에 오른다. 김 국장은 “비록 산악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됐지만, 더 많은 장애인이 산이 주는 행복함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에서 연맹 결성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김동근(의정부시장, 가운데) 의정부시 장애인 체육회장이 18일 시청에서 장애인산악연맹 관계자들에게 가맹등록 확인서를 전달한 뒤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장애인산악연맹 제공

김동근(의정부시장, 가운데) 의정부시 장애인 체육회장이 18일 시청에서 장애인산악연맹 관계자들에게 가맹등록 확인서를 전달한 뒤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장애인산악연맹 제공

도움의 손길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북부 예비역 부사관 협회와 의정부시 서부 자율방범대 회원들이 정기 등반대회 때마다 동반자로 나서 장애인들의 산행을 돕기로 했다. 장애인산악연맹은 실현 가능한 활동에 집중할 방침이다. 민병학 연맹 회장은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이 연맹에 들어와 활동할 수 있도록 산행 코스를 개발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재활치료 도움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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