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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갈등 공화국'인데… 국민 58% "尹 정부에서 사회갈등 늘었다" [2022 한국인의 공공갈등 의식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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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갈등 공화국'인데… 국민 58% "尹 정부에서 사회갈등 늘었다" [2022 한국인의 공공갈등 의식조사]

입력
2023.01.25 09: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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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서 갈등 더 증가"... 朴·文과 대조
"갈등 해소 노력 부족", 중도층까지 외면
"국민통합위 역할 못 해... 활성화 필요성"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집단 갈등은 윤석열 정부에서도 심각한 사회 문제다. 심지어 국민 10명 중 6명은 현 정부에서 갈등이 더 늘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념, 세대, 지역 등 각종 쟁점을 놓고 분열의 정도가 더 심해졌다는 것이다. 국민은 야권을 향한 사정(司正) 드라이브, 문재인 정부 뒤집기 등 윤 대통령의 강경한 국정운영 기조가 취임 초부터 공고한 갈등 전선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국민과 좀 더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에 나서달라는 게 여론의 주문이다.

尹 정부, 집권 1년 차 '화해' 효과 없어

윤석열 정부 갈등 정도. 그래픽=송정근 기자

윤석열 정부 갈등 정도. 그래픽=송정근 기자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와 한국리서치가 24일 발표한 ‘2022 한국인의 공공갈등 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에서 갈등이 늘었다’고 답한 응답자 비중은 57.8%로 절반을 넘었다. 32.2%는 ‘이전 정부와 비슷하다’고 했고, 10.0%만이 ‘갈등이 줄었다’고 답변했다. ‘집단 갈등이 심각하다(91.1%)’는 전반적 인식 자체가 위험 수위에 이른 상황에서 자칫 잘못하다간 내부 갈등이 더욱 증폭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통상 집권 1년 차에는 사회적 갈등이 다소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대선 과정에서 두 쪽으로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새 정부가 통합과 협치의 메시지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실제 박근혜 정부 집권 첫해인 2013년 조사에서 갈등이 늘었다는 응답은 40.3%에 그쳤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에도 늘었다는 답변은 22.9%에 불과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에서는 유독 출범 초 ‘화해’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새 정부에서 갈등이 증가한 이유는. 그래픽=송정근 기자

새 정부에서 갈등이 증가한 이유는. 그래픽=송정근 기자

현 정부에서 갈등이 늘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들은 ‘야당이나 반대 세력과의 소통과 협치 부족(56.1%)’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국정운영 기조나 정책 특성(19.9%)’이 원인이라는 응답 역시 적지 않았다. ‘야당이나 반대 세력의 갈등 조장(15.9%)’이라는 의견도 일부 있었지만, 응답자의 70%는 갈등 증가의 책임 소재가 정부에 있다고 봤다. 이는 새 정부 출범 후 검찰, 감사원 등 권력기관을 동원해 전 정부 인사를 겨냥한 대대적 사정에 돌입하고 경제, 부동산, 외교ㆍ안보 등 주요 정책에서도 ‘ABM(Anything But Moonㆍ문재인 정부 정책 말고 뭐든지)’ 기조를 내세운 흐름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중도층마저 "정부, 갈등 해소 노력 안 해"

윤석열 정부의 갈등해소 노력. 그래픽=송정근 기자

윤석열 정부의 갈등해소 노력. 그래픽=송정근 기자

이런 윤 대통령의 강성 기조는 통합 노력 부족으로 이어졌다. ‘현 정부가 갈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이 73.1%나 됐다. ‘노력하고 있다(26.9%)’는 답변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문재인 정부 집권 첫해인 2017년 조사에서 ‘노력하고 있다’는 긍정 응답이 73.4%에 달했던 것과 정반대 결과다. 윤석열 정부의 갈등 해소 노력을 수치(전혀 노력하고 있지 않다 1점~매우 노력하고 있다 4점)로 평가한 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보수층은 갈등해소 노력을 비교적 높게 평가(2.46점)한 반면, 중도층(1.99점)과 진보층(1.65점)의 점수는 박했다. 윤석열 정부의 ‘마이웨이’ 국정 운영에 대한 우려가 진영 논리에만 기반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강원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소장은 “야당 및 반대 세력과 소통ㆍ협치에 나서야 한다는 경고”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뒤 야당 대표를 한 번도 만나지 않았고, 취임사와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통합ㆍ협치를 언급하지 않았다.

대통령 못지않게 지난해 7월 대통령 직속 1호 위원회로 출범한 국민통합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위원회는 ‘국민 대통합’ 관련한 정책ㆍ사업을 총괄한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78.3%는 국민통합위원회에 대해 ‘못하고 있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어떻게 조사했나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와 한국리서치는 공공갈등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정기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2013년부터 매년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7~31일까지 전국 성인(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주민등록 인구 현황에 따라 성별ㆍ연령별ㆍ지역별로 비례할당한 뒤 한국리서치 응답자 풀에서 무작위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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