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양양공항 떠날 수도"… 플라이강원의 헤어질 결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양양공항 떠날 수도"… 플라이강원의 헤어질 결심?

입력
2023.01.22 15:00
0 0

추가 지원 요구 모기지 이전 거론
김진태 "자구책이 먼저" 선 긋기
강원도 "과도한 현금지원은 곤란"
"떠나면 위약금, 결심 쉽지 않아"

지난해 11월 플라이강원 취항 3주년 기념식이 강원 양양군 플라이강원 본사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플라이강원 취항 3주년 기념식이 강원 양양군 플라이강원 본사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양양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한 항공사인 플라이강원이 모(母)기지 이전 카드를 꺼내며 지원을 요구했으나, 강원도로부터 "자구책이 먼저"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미 140억 원이 넘는 혈세가 들어간 만큼, 추가 지원은 어렵다는 의지만 확인한 셈이다. 최악의 경우 양양을 떠나려는 플라이강원의 '헤어질 결심'이 현실이 될지 주목된다.

"주총서 본사 이전 거론 가능성"

22일 강원도에 따르면, 이달 초 열린 플라이강원 이사회에서 모기지를 양양에서 인천 등지로 옮기는 방안이 논의됐다. 경영난을 벗어나기 위한 돌파구로 거점 이전을 거론한 것이다.

"다음 달 예정된 플라이강원 주주총회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항공업계는 플라이강원이 경영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원도의 추가 지원을 요구하는 한편, 모기지 이전까지 거론하며 협상에 나서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플라이강원은 2019년 양양공항에 둥지를 틀었다. 국내 고객이 아닌 해외 마케팅을 중심에 두는 '인바운드' 영업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 항공사와는 다른 접근 방식에 기대감이 컸다. 한때 국내외 노선이 생기며 '유령공항'이란 비아냥거림을 받았던 양양공항 활성화에도 한몫을 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란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했다. 전세계 항공업계가 불황에 빠지며 양양~대만 타이베이 등 일부 노선 운항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업계와 양양군에 플라이강원 이전설이 퍼졌다. '항공사가 강원도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협약이행 담보로 제출한 40억 원의 보증보험을 풀어줄 것을 바라고 있다'는 등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플라이강원이 2호기를 재도입한 지난 2021년 8월 양양국제공항에서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양양군 제공

플라이강원이 2호기를 재도입한 지난 2021년 8월 양양국제공항에서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양양군 제공


김진태 "플라이강원, 자구책부터"

강원도 입장은 단호하다. 다른 지역 공항을 넘어서는 파격 지원은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강원도는 그동안 플라이강원에 운항장려금 및 손실보전금 144억 원을 '선지원 후정산' 방식으로 지원한 점을 강조했다. 국내선은 왕복 1편당 300만 원, 국제선은 1,000만 원의 혈세가 들어갔다. "올해부터 국제선은 편당 60만 원, 국제선은 200만~600만 원으로 줄이기로 했고, 이는 전국 평균 수준"이라는 게 강원도 설명이다.

이는 '민간 기업을 위해 과도한 혈세를 쓰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결정으로 읽힌다. 플라이강원에 대해 "홀로 서는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는 김진태 강원지사의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더구나 김진태 지사가 긴축재정을 선언한 터라 항공사가 요구하는 지원은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 지사는 "국제화물터미널 조성과 활주로 개선 등 인프라 개선에 8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특정 기업에 대한 추가 지원은 어렵다는 의미다. 강원도 내부에서도 외부에서 항공사 이전설과 지원설이 나오자 불쾌한 반응을 내놓았다.

"플라이강원, 이전 쉽지 않아"

플라이강원이 강원도에 요청한 재정지원과 관련한 회의가 17일 오후 양양군청 군수실에서 비공개로 열렸다. 양양군 제공

플라이강원이 강원도에 요청한 재정지원과 관련한 회의가 17일 오후 양양군청 군수실에서 비공개로 열렸다. 양양군 제공

위기설이 고조되고 있지만, 강원도와 항공업계에선 당장 플라이강원의 이전 및 사명 변경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플라이강원이 헤어질 결심을 굳힐 경우 2027년까지 유효한 모기지 협약에 따라 최대 90억 원이 넘는 반환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게 첫 번째 걸림돌이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업에게는 결코 적지 않은 돈이다. 혈세 지원 감소를 이유로 떠날 경우, '먹튀' 논란으로 번져 기업 이미지에 좋을 게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플라이강원과 강원도, 양양군이 모이는 자리가 마련돼 관심을 모았다. 정광열 강원도 경제부지사는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플라이강원 지원 방안 마련에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주원석 대표도 "큰 틀에서 강원도 대표공항인 양양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플라이강원의 역할을 마련하자고 합의했다"고 전했다.

양양= 박은성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