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예일대 로스쿨 이어 두 달만
하버드 의대가 미국의 유력 대학순위 평가를 사실상 거부하기로 했다. 미국 최상위 로스쿨들이 비슷한 결단을 내린 지 두 달 만에 보이콧 움직임이 세계 최고 의대로도 확산한 것이다.
17일(현지시간) 조지 Q. 데일리 하버드 의대 학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하버드 의대가 앞으로는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USNWR)’의 ‘최고의 의대’ 순위 조사에 자료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USNWR는 미국의 순위 조사 전문 시사주간지다.
데일리 학장은 USNWR의 대학 순위 평가에 대해 “철학적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 “사실을 호도하거나 부정확한 데이터를 보고하는 대학들에 비뚤어진 인센티브를 창출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학 순위는 우리가 의학 교육 과정을 통해 발전시키려는 교육적 탁월함, 졸업생들의 준비 자세, 자비롭고 공정한 환자 돌봄이라는 숭고한 포부를 의미 있게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6년 전 취임 때부터 순위 평가 거부를 고민해왔다는 데일리 학장은 유명 로스쿨들의 USNWR 순위 평가 보이콧이라는 ‘용기 있고 대담한 조치’에 따라 자신도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예일대 로스쿨이 USNWR 로스쿨 순위 평가에 큰 결함이 있다며 거부 의사를 밝히자 하버드를 비롯한 다른 최상위 로스쿨 10여 곳도 이런 움직임에 잇따라 동참했다. 당시 히더 거킨 예일대 로스쿨 학장은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장학금 비율이 높거나 공공 분야에 종사하는 졸업생이 많은 로스쿨은 USNWR 평가에서 감점을 받는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화들짝 놀란 USNWR측은 로스쿨 평가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하버드 의대가 다시 순위 평가 논란에 불을 댕기면서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하버드 의대는 USNWR 직전 의대 순위에서 연구 부문 1위, 1차 의료 부문 9위에 각각 올랐다. USNWR는 1980년대부터 대학과 대학원들의 순위를 평가해 매년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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