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극단적 선택은 '전국 최저'
청소년 극단적 선택 '전국 최고'
이주민 구성·낮은 소속감 원인
세종시 아파트에서 최근 40대와 10대 모자(母子)의 극단적 선택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전국에서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도시’(최민호 세종시장) ‘학교생활 만족 비율이 타도시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도시’(최교진 세종시교육감)라는 자부심과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전국 17개 광역단체 가운데 세종시의 극단적 선택 비율은 최저지만, 청소년의 경우 극단적 선택 비율이 가장 높다.
17일 통계청과 세종시에 따르면, 각 시도의 ‘삶의 만족도’ 조사에서 삶이 만족스럽다고 답한 세종시민은 52.8%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43.3%)보다 10%포인트가량 높은 수치로, 17개 시도 중 단연 1위다. 세종시 관계자는 “신도시라서 쾌적하고 여유로운 환경에서 오는 삶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런 도시에서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2021년 기준 세종시에서 발생한 극단적 선택 사망자 수는 69명이다. 매달 5,6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셈이지만, 전국 평균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가 아니다. 인구 10만 명당 극단적 선택자 비율은 19명으로 전국 평균(26.0명)보다 훨씬 낮고, 17개 광역단체 중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극단적 선택 연령 기준을 청소년(9~24세·통계청 기준)으로 한정하면, 세종시가 17개 시도 중 가장 높다. 2020년 기준 세종시의 청소년 극단적 선택 비율은 인구 10만 명당 15.8명으로, 전국 평균(11.1명)보다 5명 이상 많다. 세종시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청소년의 극단적 선택 비율은 2017년 7.7명에서 2018년 9.1명, 2019년 9.9명으로 꾸준히 증가했고,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에 급증했다”고 말했다.
세종시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 이유에 대해 일각에선 이주민으로 구성된 도농복합도시의 특징을 꼽는다. 세종시의회 교육안전위원회 김현옥 시의원은 “세종시는 전국 각지에서 넘어온 이주민들로 구성된 도시이고, 이 때문에 시민 전체가 향유할 수 있는 문화나 가치가 부족하다”며 “공동체에 대한 욕구는 있지만, 이것을 한데 모을 장치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달 초 발표된 2022년 세종사회조사 결과에서 ‘세종시민’이라는 소속감을 느낀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39.1%로, 2020년 조사(46.1%) 때보다 대폭 하락했다.
세종시 구성원 중 공무원의 비중이 높은 것도 높은 청소년 극단적 선택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공무원 특성상 낙인을 경계해, 가족 전체가 정신과 진료나 상담을 기피한다는 얘기다. 김 시의원은 “각급 학교 등에 상담시설은 잘 갖춰져 있지만, 실제 이용률은 저조하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자녀 이해 코칭 강화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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