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알뜰폰 '통신자료 송·수신 시스템' 개발
범죄 사각지대 해소... 시범 뒤 3월 정식 운영
범죄에 악용되지만 수사가 어려웠던 ‘알뜰폰’ 사각지대가 해소됐다. 알뜰폰은 인력ㆍ비용 문제로 수사기관이 통신자료를 요청해도 신속 대응을 하지 못할 때가 많았는데, 이를 보완할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된 것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17일 알뜰폰 통신사를 대상으로 한 ‘통신수사 자료 송ㆍ수신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6주 간 시범 운영을 거쳐 3월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알뜰폰 통신사는 자체 통신망 대신 이동통신 3사(SKT KT LG유플러스)의 망을 빌려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이동통신 3사는 경찰청과 전용 회신이 연결돼 있어 즉시 자료 송ㆍ수신이 가능하다. 반면, 알뜰폰 통신사 내부엔 전산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 수작업으로 수사기관과 자료를 주고받아야 해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야간이나 휴일에 당직자가 없는 한계도 있다. 이 때문에 피해가 커진 사건도 있었다. 지난해 8월 30대 여성 A씨가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만난 남성과 다툼을 벌이다 신변에 위협을 느껴 112에 신고했다. 그러나 A씨가 신고한 휴대폰이 알뜰폰이라 경찰은 정확한 위치 추적에 실패했고, 결국 여성은 살해당했다.
알뜰폰 통신사 가입자는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무선통신 이용자 수의 16.4%(1,263만 명)을 차지했다. 지금까지 적지 않은 이용자가 치안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번 전산화 시스템 개발로 경찰은 알뜰폰 통신사 이용자에 대해서도 시간 제약 없이 빠르게 자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알뜰폰 통신사를 이용하는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해당 통신사를 쓰는 범죄자의 신속한 검거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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