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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잡으려다 김기현 잡을라'...결선투표제 도입한 친윤계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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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잡으려다 김기현 잡을라'...결선투표제 도입한 친윤계의 고민

입력
2023.01.17 04: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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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왼쪽) 의원이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인사회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의 부산 미래 비전 브리핑을 듣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왼쪽) 의원이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인사회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의 부산 미래 비전 브리핑을 듣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거에서 '100% 당원투표' 조항과 함께 비윤석열계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도입한 방어벽으로 평가받았던 결선투표제가 외려 '친윤 대표' 옹립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가 가시권 내로 들어오자 김기현·나경원·안철수 '3강 구도' 형성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이렇게 되면 결선투표에서의 '밀어주기'가 당락을 가를 수 있어 쉽사리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이번 3·8 전당대회에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에 오른 후보 중 최다득표자를 가리는 결선투표제를 처음 도입했다. 여론조사 없이 '당심 100%'로 전당대회를 치르는 동시에 결선투표제가 도입되자 당내에서는 "친윤 후보 당선을 위한 이중장치"라는 평이 나왔다. 친윤계 후보가 대거 출마한 상황에서 친윤계 표 분산을 막기 위해 만든 안전장치라는 것이다.

권성동 조기 퇴장·나경원 등장에 상황 급변...'친윤' 표 분산 우려

하지만 상황이 급변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맏형 권성동 의원이 조기에 당권경쟁을 포기하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해임된 나 전 의원이 유력한 당대표 후보로 급부상하면서다. 또 '친윤 대 비윤' 구도의 한 축을 담당했던 유승민 전 의원이 초기 친윤계의 집중 견제로 출마가 불투명해지면서 전대 판 자체가 바뀌었다.

특히 진성 당원들에게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면서 최근 '비윤' 진영에도 소구력을 발휘하고 있는 나 전 의원의 등장이 가장 큰 변수다. "'유승민 방지룰'로 만들었던 결선투표제가 '나경원 당선룰'이 될 것 같다", "나 전 의원이 결선 진출 시 비윤 쪽으로 확장성이 생긴다" 등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데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는 등 당심과 중도층을 동시에 포섭하려는 모양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 시장과의 회동 전 기자들과 만나 "저는 사실은 죽었다 깨어나도 반윤은 되지 않을 것 같다"며 "다시는 정권을 빼앗겨선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친윤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에게도 결선투표제는 나쁘지 않은 카드다. 일단 2위에 올라가면 '수도권 연대' 동력을 모아 역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결선투표제는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한 투표"라며 "결선투표에서 떨어진 의원들이 각자 누구를 더 지지하겠다 이렇게 말씀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어대현' 전략으로 과반 득표 노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 연합뉴스

최근 지지율 상승으로 친윤계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 김기현 의원은 결선투표제가 없을 때보다는 셈법이 복잡해졌다. 나경원·안철수 표가 뭉치는 게 가장 안 좋은 시나리오다. 하지만 김 의원은 친윤계 당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정서가 당원들 사이에서 강하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 출향인사 신년 인사회 참석 전 기자들을 만나 "갈수록 김기현의 당선, 김기현이 대표가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것이 확인될 것"이라며 "어대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에브리씨앤알(폴리뉴스 의뢰, 1월 14~15일 조사)이 공개한 국민의힘 지지자 대상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김 의원이 29.2%로 1위를 차지했다. 김 의원은 안 의원과 결선투표를 치를 경우 42.8%로 48.4%가 나온 안 의원에 뒤처졌고, 나 전 의원과의 일대일 대결에서는 46.5%로 나 전 의원(39.0%)을 제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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