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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3억 원"… 희소 유전 질환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뉴시너센, 초기부터 투여하면 효과 크다

입력
2023.01.15 18:33
수정
2023.01.1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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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병원 이영목 교수 연구팀, 3년간 환자 30명 분석 결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이 척수성 근위축증 어린이 환자에게 스핀라자를 주사제로 투여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강남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이 척수성 근위축증 어린이 환자에게 스핀라자를 주사제로 투여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희소 유전 질환인 척수성 근위축증(SMA·Spinal Muscular Atropy) 치료제 ‘뉴시너센’을 발병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투여하면 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시너센을 성분으로 한 SMA 치료제는 ‘스핀라자’다.

스핀라자는 다국적 제약사 바이오젠과 안티센스 계열 RNAi(RNA 간섭) 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 아이오니스와 공동 개발했다. 치료 비용이 1병에 9,235만 원에 달하고 2개월간 4회 투여 후 1년에 3번, 즉 4개월에 한 번씩 맞아야 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목·나지훈·이현주 교수,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신희진 임상강사 연구팀은 SMA으로 진단받고 뉴시너센 치료를 진행한 국내 환자들의 임상적 특징과 치료 경과에 대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SMA는 척수 운동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퇴행하고 소실돼 전신 근육이 점차 약화되는 퇴행성 신경 질환으로 연간 신생아 30만 명 기준 30명 정도에서 발생하는 희소 질환이다.

출생 전부터 청소년기, 젊은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기에 발생하며 발병 시기와 운동 상태에 따라 1~4형으로 분류되며 발병 연령이 어릴수록 중증도가 높고 기대 수명도 짧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너센 효능과 안전성은 해외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지만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다. 특히 SMA 환자에 흔히 동반되는 척추측만증, 호흡 보조가 필요한 중증 환자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에 2019년 3월~2022년 4월 약 3년간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뉴시너센 치료를 진행한 SMA 2형, 3형 환자 3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은 평균 1.2세에 증상 발현이 시작됐으며 평균 치료 시작 연령은 22.9세였다. 1명을 제외한 모든 환자들이 척추측만증을 동반하고 있었고 이들의 73%는 척추측만증 수술력이 있었고 절반이 넘는 환자가 하루 중 일정 시간 호흡 보조 장치를 사용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14일 간격으로 뉴시너센 12㎎을 총 3회 투여한 뒤 30일 후 한 차례 더 약물을 투여했다. 이후 유지 용량을 4개월마다 투여해 치료를 진행했으며, 6개월ㆍ14개월ㆍ22개월ㆍ26개월이 경과한 지점마다 운동 기능을 HFMSE(Hammersmith Functional Motor Scale-Expanded, 해머스미스 운동 기능 척도) 점수로 측정했다.

그 결과, 6개월 추적 조사에서 환자의 72%가 HFMSE 점수의 개선(2.1점 증가)을 보였다. 14개월 추적 조사에서는 71%가 개선(2.88점 증가)을 보였으며, 22개월과 26개월 경과 후 추적 조사에서는 각각 88%(4.21점 증가), 86%(5.29점 증가)가 운동기능이 향상됐다.

부작용으로는 허리 통증, 두통, 감각 이상, 메스꺼움 등이 동반됐지만 대부분 1~2일 내 없어졌다.

교신 저자인 이영목 교수는 “중증 척추측만증 또는 기계적 호흡 보조가 필요한 포괄적 환자군을 대상으로 뉴시너센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한 국내 최초의 연구”라며 “치료 기간이 길수록 운동 기능이 개선된 환자 비율이 높아진 것에 주목해야 하고 환자의 운동 능력을 반영할 수 있는 정확한 운동 기능 평가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소아과학술지인 ‘World Journal of Pediatrics’에 실렸다.

이영목(왼쪽)·나지훈 교수

이영목(왼쪽)·나지훈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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