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 “사실상 쿠데타 시사한 것”
전 법무장관은 "내가 작성한 것 아냐"
지난 8일(현지시간) 발생한 사상 초유의 대선 불복 폭동 사태 경위를 수사 중인 브라질 연방경찰이 전임 정부 각료 자택에서 취임 저지 계획이 담긴 법령 초안을 발견했다. 전 정권이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유력 증거일 수 있는 만큼 정부 당국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안데르송 토헤스 전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수사자료를 분석하던 중,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국방태세를 확립하고 사법부(최고 선거법원)에 개입할 수 있게 하는 취지의 법령 초안 문건을 발견했다. 압수수색은 지난 10일에 단행됐다.
해당 문건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대선 결선 투표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에게 패배한 이후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선 결과를 무효로 만들고 룰라 취임을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현지 언론 UOL은 “해당 문건은 보우소나루 정부가 사실상 쿠데타를 계획했다는 것을 뜻한다”며 “보우소나루 정부의 누군가가 토헤스 전 장관에게 범죄를 제안했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장관이 그 제안 당사자에 대해 영장 청구를 하지 않았다는 배임 사실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토헤스 전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그 초안 작성자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장관 재직 시절) 다양한 종류의 제안을 받았는데, (해당 문서는) 집에 쌓인 파기용 서류 더미에서 발견된 것 같다”고 썼다. 이어 “내가 집에 없는 사이 현재 브라질 정세와 관계없는 문서가 유출됐다”며 “(문서 유출이) 나에 대한 잘못된 주장들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 폭동 발생 당시 브라질리아 연방구 안보장관을 맡고 있다가 당일 연방구 주지사에 의해 해임된 토헤스 전 장관은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다. 브라질 수사당국은 대선 불복 시위자 폭동을 묵인하고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이미 토헤스 전 장관에 대한 체포 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받은 상태다. 영장 집행은 그가 귀국하는 즉시 공항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룰라 정부는 플로리다에 체류 중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 인도 요청 여부에 대해 “미국 정부에 어떠한 요청도 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플라비우 지누 법무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번 폭동과 관련한) 어떠한 법적 조처도 진행되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토헤스 전 장관에 대해서도 아직 미국에 신병인도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힌 지누 장관은 “(토헤스의) 개입 여부 등을 면밀히 재평가하고 있다”며 경우에 따라선 특정 시점에 그의 송환을 요구하기 위한 절차를 밟을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