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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할 땐 언제고... 비봉이 실종 침묵하는 해수부

입력
2023.01.14 14:0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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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류를 앞두고 훈련 중인 비봉이. 등지느러미에 8번을 새긴 비봉이의 몸이 말라 있다. 해양수산부 영상 캡처

16일이면 국내 수족관에 마지막으로 남은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제주 앞바다에 방류된 지 3개월이 된다. 비봉이는 방류 첫날 북쪽으로 이동하는 게 목격된 이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상태다. 비봉이 지느러미에 단 위치추적장치(GPS) 신호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단 한 번도 수신되지 않았다. 배를 타고 나간 관찰에서도, 무인항공기(드론)를 통한 조사에서도 비봉이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실종기간이 길어지면서 시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의 비봉이 방류 계획이 발표되던 지난해 8월은 주인공이 고래를 좋아하는 내용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한창 인기를 끌 때였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언론 브리핑을 갖고 해당 드라마를 언급하며 방류계획을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비봉이 방류 계획을 발표하는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해양수산부 제공

방류 당시 해수부는 비봉이의 적응훈련과 방류 관련 정보를 해양환경정보포털 누리집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겠다 밝혔고, 비봉이 방류협의체(해양수산부, 제주도, 제주대, 호반그룹, 핫핑크돌핀스) 관계자들은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기 바빴다.

하지만 비봉이의 모습이 관찰되지 않은 시점부터 이들의 침묵은 시작됐다. 방류∙재포획 기준, 방법 등의 매뉴얼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매뉴얼을 공개한다던 해수부는 끝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지난해 통과된 야생동물 관련 법을 대표 발의했던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비봉이 방류 평가 기준과 모니터링 내용 등 기본적인 자료를 공개해달라고 해수부에 수차례 요청했지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자료 공개 여부는 해수부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협의체의 논의를 거쳐야 한다", "비봉이가 발견되지 않은 시점에서 발표는 애매하다"는 게 이유지만 납득하기 어렵다. 공개를 거부할 명분이 없는 데다 협의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도 해수부다. 노 의원은 "이 같은 이유로 국회의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4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포구에서 수족관에 있는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17년 만에 바다로 방류되는 모습. 서귀포=뉴시스

해수부는 지난달 16일까지 매일 하던 모니터링을 월 1회로 줄였다. 그러면서도 아직 사체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폐사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제주 연안지역에 살고 있지만 발견되지 않고 있거나, 외해 지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또 사체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폐사로 결론짓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물론 비봉이가 폐사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사체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서 비봉이가 살아있다고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에 해수부와 협의체는 귀를 닫고 있다. 세계적 해양포유류학자 나오미 로즈는 기자와 인터뷰에서 "비봉이뿐만 아니라 (2017년 방류됐다 지금까지 실종된) 금등, 대포 역시 발견되지 않는데 살아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비논리적"이라며 "이들이 살아있다면 적어도 한 번은 목격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설치된 가두리에서 생활하던 비봉이 모습. 해양수산부 제공

비봉이의 방류는 이미 실패한 금등과 대포의 방류를 답습하고 있는 것 같다. 해수부와 서울대공원, 동물단체 등 당시 방류를 주도했던 이들은 지금까지도 두 돌고래의 거취나 방류 평가에 대한 공식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방류 과정과 결과를 제대로 분석하지 않으면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없다. 비봉이 방류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은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결정에 따른 결과를 인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만 앞으로 유사한 의사결정을 해야 할 경우 이 같은 잘못이 되풀이되는 걸 막을 수 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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