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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이전 아기에게서 다른 증상 없이 열만 난다면?...‘요로감염’을 의심하세요

입력
2023.01.14 07:30
수정
2023.01.16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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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지현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지현 교수


# 분유도 잘 먹고 소변도 잘 보는 3개월 남아 A군. 갑작스레 체온이 39도까지 올라갔다. 해열제를 먹이면 열이 잠시 떨어지지만 금세 다시 열이 올랐다. 겁이 난 엄마는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요로감염을 진단받았다. 항생제 치료로 발열은 호전됐지만 신장 초음파상에서 심한 구조적 이상이 발견됐다. 역류검사 결과 역류가 확인돼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추적관찰 중이다.

‘요로감염’이란

요로감염은 요도, 방광 또는 콩팥(신장)에 세균이 침투해 감염을 일으키는 것을 말하며, 크게 신장까지 감염된 ‘신우신염’과 방광까지만 감염된 ‘방광염’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소아에게 가장 흔한 세균 질환으로 38도 이상의 원인 미상 발열이 있는 영유아에게서 4~20% 정도로 요로감염이 진단됩니다.

이 질환은 12개월 이하 또는 대소변 훈련 시기에 많이 생기는데, 12개월 이하에는 남아의 빈도가 3~5배 정도로 높고, 12개월 이후에는 여아의 빈도가 10배 정도로 높습니다.

아울러 요로감염의 재발률은 10~30%로 알려져 있으며, ‘신우신염’의 치료시기가 너무 늦거나, 여러 번 재발하면 신장의 흉터로 인해 단백뇨, 고혈압, 신장 기능상실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요로감염'의 원인 및 위험요소

요로감염은 대개 세균 감염으로 인해 발병되며, 가장 흔한 원인균은 대장균(약 80%)이고 기타 여러 장내 세균들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습니다. 대부분 대변에 있는 균이 회음부나 요도구 주위에 있다가 요도를 통해 침투해 방광, 신장까지 거슬러 올라가 발병합니다.

여아는 짧고 곧은 요도를 가졌기에 남아보다 발병률이 높은 편이며, 남아는 포경 상태이거나 방광 요관 역류가 있다면 질병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돌 전 반복되는 발열성 요로 감염 시에는 역류 등의 구조적 이상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소변 훈련기에는 변비와 잘못된 배뇨습관(소변을 참는 습관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요로감염’의 증상

신생아 또는 영유아에게서는 특별한 증상 없이 38도 이상의 열만 나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이외에도 잘 먹지 않고, 설사, 구토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습니다. 소변을 볼 때마다 보채거나 소변 냄새가 이상하거나 육안으로 혈뇨가 보이는 때도 종종 있습니다.

좀 더 나이가 많은 아이에게서 소변을 볼 때 ① 통증을 호소하거나 ② 소변을 자주 보거나 ③ 소변을 지리거나 ④ 배뇨 후에도 소변을 보고 싶은 느낌 ⑤ 배꼽 아래쪽의 복통 ⑥육안적 혈뇨 등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아울러 신장까지 감염된 신우신염은 39도 이상의 고열이 동반되며, 옆구리 통증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메스꺼움, 구토 등의 비특이적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요로감염’의 진단 및 치료

소변검사로 요로감염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균 배양검사에서 일정 수 이상의 세균이 검출되면 요로감염으로 진단하는데, 검사부터 진단까지 평균 2~3일 정도 소요됩니다. 신속한 선별을 위해 1시간 이내에 진단하는 소변분석검사를 시행하고 농뇨, 세균뇨 등이 발견돼 요로감염 의심 소견이 있다면 경험적 항생제 치료를 시작합니다.

진단검사에서 중요한 것은 항생제를 한 번이라도 복용했다면 요로감염이 있더라도 소변검사에서 음성이 나올 수 있기에 가능하면 항생제 투여 전에 검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로감염은 대부분 항생제 투여로 치료됩니다. 영아기 신우신염은 항생제에 반응이 좋다고 하더라도 총 7~14일간 항생제를 투여(주사 또는 경구)하게 되며, 방광염은 보통 경구 항생제를 복용하면 2~3일 안에 증상이 없어지고, 증상이 없어지면 항생제 치료를 중단해도 됩니다.

‘요로감염’의 예방법

12개월 미만의 남아는 포피가 요도를 덮고 있는 것(포경)이 요로감염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요로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포경이 있다면 음경 끝의 포피를 자주 부드럽게 당겨서 요도가 보이게 하면 좋고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주면 더 빨리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여아는 대음순을 벌린 상태에서 흐르는 물로 앞에서 뒤로 씻겨주시고 변이 회음부 및 요도 쪽에 묻었다면 물과 비누로 청결하게 씻어주면 좋습니다. 아울러 대소변을 가리는 아이에게는 배변 후 앞에서부터 뒤로 닦도록 교육합니다.

변비는 요로감염의 잘 알려진 위험요인입니다. 따라서 수분,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 변비약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유산균(정장제)은 이견은 있으나 요로 생식기계의 좋은 세균총을 보강하고 나쁜 세균을 억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요로감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보고들이 있습니다.

당부의 말

영아기 때 원인이 불분명한 발열 시에는 요로감염일 수 있기에 소변검사로 요로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기침이나 콧물 등 호흡기 증상이 심하지 않은데도 열이 있는 경우 열감기라 단정 짓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대소변 훈련기에는 요로감염 예방을 위해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소변을 참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며, 12개월 이전 발열성 요로감염 시 구조적 이상이 있는지 확인을 위해 추가 영상검사가 필요합니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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