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시신과 2년 넘게 살아온 40대 딸... 기초연금 때문에?

넷째 딸 "엄마하고 연락 안돼" 신고
셋째 딸, 엄마 시신 방치 함께 생활
2020년 8월 사망 쪽지 작성한 듯

경찰마크. 한국일보 자료사진

인천에서 사망한 지 2년이 지난 백골 상태의 어머니 시신과 함께 생활해온 40대 딸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12일 "사체유기 혐의로 A(47)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70대인 어머니 B씨의 시신을 인천 남동구 간석동 소재의 한 빌라에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전날 오후 10시 19분쯤 B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넷째 딸의 신고를 받고 A씨 집에 출동해, 안방에 백골 상태로 이불에 덮여 있던 B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집 안에서 ‘2020년 8월 어머니가 사망했다’고 적힌 쪽지를 찾아냈고, A씨로부터 "내가 적은 게 맞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다만 A씨는 B씨의 정확한 사망 이유와 시점에 대해선 함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셋째 딸인 A씨는 4, 5년 전부터 B씨와 함께 지냈고, 다른 가족들과 왕래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기초연금 대상자인 B씨가 2009년부터 매월 30만 원씩 연금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사망신고가 되지 않아 지난달 23일에도 B씨에게 연금이 지급됐다. 경찰은 A씨가 어머니인 B씨의 연금 수급을 위해 고의로 사망신고를 하지 않았는지 조사하고 있다. 남동구는 B씨의 사망 시점이 정확히 확인되는 대로 부당 수령 금액을 파악해 환수 조치할 계획이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