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대전시장, 미국서 SVB 임원진 만나 제안
용역 결과 나오는 상반기 정식 제안서 제출 예정
SVB "필요성에 공감...제안 충분히 검토하겠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장우 대전시장이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연말 설립을 목표로 추진 중인 대전투자청 출자를 제안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 시장은 지난 9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위치한 SVB를 방문해 리 송·재니스 안 전무이사, 앤 킴 프론티어 기술 부문 대표 등 경영진과 만나 시가 추진 중인 대전투자청 설립 방안 등을 논의했다.
SVB는 이 시장의 핵심 공약인 기업금융 중심은행의 롤모델로, 1983년 실리콘밸리 내 혁신 벤처기업 발굴·육성을 위해 설립된 금융기관이다. 설립 이후 3만개 이상의 벤처기업에 직·간접적으로 자금을 투자하며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 성공신화의 주역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2021년 현재 미국 전체 정보통신기술(ICT)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벤처기업의 50%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자산총계는 262조 원, 순이익은 2조3,000억 원에 달한다.
이 자리에서 이 시장은 '과학도시 대전'의 장점을 적극 설명한 뒤 "대전투자청을 설립하는데 국내 투자로도 충분하지만, SVB가 참여한다면 대전을 기점으로 한국에 진출해 시장을 확대하는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이라며 대전투자청 설립 출자 참여를 제안했다.
리 송 전무이사는 "아시아에 대한 그룹 차원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대전시가 이렇게 구체적인 제안을 갖고 방문해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필요성에 공감하고, 제안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대전시가 SVB에 먼저 투자하면 일이 순조로워지고 협업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선투자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SVB가 운용하는 기업펀드 투자 등 투자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현재 진행 중인 대전투자청 용역 결과가 나오는 상반기에 공식 제안서를 접수하겠다"고 답했다.
이 시장은 SVB의 밴처 투자 시 리스크 관리 방안, 전문인력 양성 시스템 등에 대해 꼼꼼히 질문하기도 했다.
대전투자청은 이 시장이 역점 추진하고 있는 기업금융 중심은행의 사전단계로 설립하는 것이다. 관련 법 정비가 마무리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려 은행 전 단계인 신기술 금융회사 형태로 출범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연말까지 시가 공적자금 500억 원을 출자하고, 민간자금을 추가 조달해 연내 자본금 1,000억 원 규모로 설립하는 게 목표다. 이후 기업금융 중심은행 설립 전까지 5,000억 원 이상의 공공펀드를 조성해 나노반도체, 바이오 등 시 전략산업에 집중 투하고, 기술력이 있는 지역 기업에 저금리 여신을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선 신한·하나금융그룹과 산업은행, 고려신용정보 등이 대전투자청 설립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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