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 8개월 만에 현지 골프장서 붙잡혀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 탄력 받을 듯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태국에서 검거됐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해외로 도피한 지 8개월 만이다. 김 전 회장은 공교롭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한 날 붙잡혔다.
1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쌍방울그룹 실소유주인 김 전 회장은 이날 오후 태국의 한 골프장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도 함께 골프장에서 붙잡혔다. 검찰은 지난해 8월 김 전 회장 등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하고 여권 무효화 조치에 나섰다.
김 전 회장 등을 수사해온 수원지검 관계자는 "태국 관계당국과 협력해 신속하게 범죄인을 송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여권 무효 상태에서 강제추방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가 태국 현지 법원에 송환 거부 소송을 제기하면 국내 송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김 전 회장은 수원지검이 쌍방울그룹을 압수수색하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강제수사에 착수하기 직전인 지난해 5월 31일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태국으로 이동했다. 쌍방울 측이 검찰 수사관으로부터 수원지검의 압수수색 정보를 미리 빼내 수사에 대비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노공 법무부 차관은 지난해 8월 태국을 방문해 김 전 회장 등의 송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대북사업을 본격화하던 2018~ 2019년 그룹과 계열사 임직원을 동원해 중국으로 640만 달러(당시 환율로 70억여 원)를 중국으로 밀반출해 북측에 보내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 변호비를 대납해준 의혹으로도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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