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성남FC 후원금' 제3자 뇌물 소환
야당 대표 피의자 조사 헌정 사상 처음
이재명 "없는 죄 조작한 사법 쿠데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하며 "정치검찰이 파놓은 함정으로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를 소환한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에선 이 대표 측 지지자와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의 대규모 맞불 집회가 열렸다.
양측은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성남지청 앞 왕복 12차로를 사이에 두고 '검찰 표적 수사 중단하라'는 팻말과 '대장동 수괴 이재명 체포하라'는 현수막으로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이들은 메가폰을 들고 고성을 지르고, 방송차량까지 대동했다. 이 대표 지지자 측은 "이재명 절대 지켜. 우리가 이재명이다"라고 외쳤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이 대표를 지지하는 민주시민촛불연대·이재명 지지자 연대와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애국순찰팀·신자유연대는 각각 1,000명과 520명 규모의 집회를 신고했다.
이 대표 출석을 앞둔 오전 10시쯤 양 측의 신경전은 극에 달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온 신춘화(65)씨는 "죄없는 대표님을 응원하러 왔다"며 "죄가 없으니 검찰에 안 나왔으면 좋겠는데 당당하니깐 잘 답하겠죠"라고 말했다. 경기 군포에서 온 이응복(72)씨 역시 머리에 파란 띠를 두른채 "아침 6시에 나왔다"며 "야당대표 이재명에겐 죄가 없는데, 검찰의 명백한 정치탄압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면 수원에서 왔다는 윤영철(78)씨는 "(이재명 대표가 말한 것은 전부) 다 거짓말이다. 무조건 구속될 것으로 본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이날 오전 7시부터 12개 중대(900여 명)를 배치해 양측 충돌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오전 10시 19분 성남지청에 도착했다. 그는 차량에서 내린 뒤 지지자와 인사하며 100m정도 걸어 청사로 이동했다. 현장에선 정청래 박찬대 고민정 김남국 등 민주당 의원들이 지지자들과 함께 “이재명” 구호를 외쳤다.
이 대표는 청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헌정사 초유의 현장으로 오늘 이 자리는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검찰의 이번 소환 조사는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 쿠데타”라고 말했다. 제1야당 대표가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16~2018년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네이버, 두산건설, 차병원 등 기업들로부터 170억여 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혐의는 제3자 뇌물 공여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성남FC에 후원금 55억 원을 내고 두산그룹의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를 상업 용지로 용도 변경하는 데 특혜를 받은 혐의로 전 두산건설 대표 A씨 등을 먼저 기소한 뒤 나머지 기업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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