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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 성추행 논란 5년만 시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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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 성추행 논란 5년만 시집 출간

입력
2023.01.10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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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사과 없이 실천문학사 통해 선보여

실천문학사에서 출간한 고은 시인의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왼쪽)와 시집 '무의 노래' 표지.

실천문학사에서 출간한 고은 시인의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왼쪽)와 시집 '무의 노래' 표지.

고은(90) 시인이 신작 시집 '무의 노래'와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를 함께 내놨다. 2018년 최영미 시인의 성추행 폭로로 활동을 중단한 지 5년 만이다. 그간 2021년 문예지 실천문학 40주년 기념 특별호에 창간 당사자 자격으로 해당 문예지 역사에 대한 글을 실은 적은 있지만 자신의 이름을 내건 단행본 출간은 없었다.

고은 시인은 시집에서 "시집 '초혼'과 '어느 날'이 나온 뒤로 5년 만에 새 시집을 냈다"면서 "다섯 번의 가을을 애지중지로 지내는 동안 둘은 하나와 하나로 돌아간 적 없으며 거의 연중무휴로 시의 시간을 살았다"고 감회를 밝혔다.

두 신간의 발행을 담당한 실천문학사는 '무의 노래'가 올해 등단 65주년을 맞은 시인의 깊이를 담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출판사는 "이번 시집의 시들은 시이면서 인생론이고 철학적 발언"이라며 "발언 하나하나가 그 자체로 깊이 생각해볼 만하다"고 소개했다. 추천사는 문학평론가인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가 썼다.

대담집은 캐나다 시인 라민 자한베글루와 고은이 나눈 대화를 엮은 것으로 2020년 인도에서 출간한 원본을 번역 출간했다. 이 책에는 "고은의 삶과 철학(사상과 지혜)과 시(대표작 118편 수록)의 정수가 하나로 용해돼 있다"고 실천문학사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신간 출간 과정에서 성추행 논란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는 없었다. 앞서 최영미 시인은 2017년 9월 한 인문 교양 계간지에 원로문인의 성추행 행적을 고발하는 시 '괴물'을 실었고, 이듬해 초 실명을 고발하면서 고 시인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다. 고 시인은 2018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통해 "나 자신과 아내에게 부끄러울 일은 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이후 고 시인은 2018년 7월 최 시인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1,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고 시인이 상고를 포기해 최 시인의 승소가 확정됐다. 1심 재판부는 고 시인이 과거 여성문인들을 성추행했다는 최 시인의 주장에 대해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특별히 허위로 의심할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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