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장애인위 위원 9명과 간담회
서울시, 전장연 비판 발언만 소개
오세훈 서울시장이 면담 약속을 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신 다른 장애인단체들을 먼저 만났다. 서울시는 “‘일반’ 장애인단체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라고 설명했지만, 장애인 사회를 ‘갈라치기’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의구심이 적지 않다.
오 시장은 9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장애인 관련 단체장 9명을 만나 신년사와 함께 장애인 정책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간담회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장애인 복지콜 차량 증차 및 증원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운영비 증액 지원 △서울시내 거주서비스 확충 및 거주시설 개선 △중도장애인의 사회복귀 및 재활을 위한 예산 투입 등이 논의됐다.
그러나 서울시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담긴 참석자 발언은 간담회 의제와 거리가 멀었다. “전장연이 장애계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잘못 인식되고 있으니 장애계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 “장애계가 전장연 시위로 인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 “장애인들이 전장연의 집회에 강압적으로 불려 나오는 경우도 있다” 등 전장연을 비판하는 발언만 콕 집어 소개했다. “전장연이 전체 장애계의 입장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하고 만나겠으며 지하철을 지연시키는 행위에 대해선 원칙대로 대응하겠다”는 오 시장의 답변도 포함됐다.
간담회에는 황재연 서울지제장애인협회장, 변용찬 한국사회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전치국 서울시교통장애인협회장, 서울시 장애인 명예시장인 박마루 복지TV 사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참석자들은 서울시 장애인복지위원회 소속 위원”이라고 밝혔다. 장애인복지위는 오 시장과 김상한 시 복지정책실장, 김영옥 서울시의원을 포함해 26명으로 구성돼 있다. 나머지 위원 23명 중 9명만 참석한 이유를 묻자 서울시 측은 “단체장 위주로 선정했을 뿐 특별한 기준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예 간담회 초대 연락을 받지 못한 위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또 다른 위원은 “평소에는 참석자가 훨씬 더 많았는데 이번엔 굉장히 소규모라 의아했다”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설 명절 전에 신년 인사 겸 각계각층을 두루 만나는 일정 중 하나였다”면서 “전장연 면담을 앞두고 일반 장애인단체 생각은 어떤지 의견을 듣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만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오전 오 시장과 전장연 측이 만나 면담 일정과 형식 등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아직 확정된 건 없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면담 조건은 오 시장이 결정하라는 의견을 전했다”며 “다만 시위 방식만을 문제 삼아 대표성을 운운하는 것이 진짜 대화를 할 생각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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