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장타자 존 람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새해 첫 대회에서 7타 차 대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PGA 투어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김주형(21)은 ‘톱5’에 이름을 올렸다.
람은 9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의 카팔루아 플렌테이션 코스(파73·7,596야드)에서 열린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최종일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9개, 보기 1개를 묶어 10언더파 63타를 적어내며 최종 합계 27언더파 265타를 기록했다. 람은 2위 콜린 모리카와(미국)를 2타 차로 제치고 지난해 5월 멕시코오픈 우승 이후 8개월 만에 PGA투어 통산 8승째를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270만 달러(약 34억 원)다.
3라운드까지 선두 모리카와에게 7타 뒤진 공동 5위였던 람은 최종 라운드에서만 10언더파를 몰아쳐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골프는 장갑 벗을 때까지 아무도 모른다’는 말처럼 극적인 반전이었다.
람은 12번 홀부터 14번 홀까지 3연속 버디에 힘입어 모리카와를 3타 차로 쫓아갔다. 이어 15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홀 약 3.5m에 보내더니 이글 퍼트를 떨어뜨렸고, 모리카와는 14번 홀(파4)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뒤 고전한 끝에 이번 대회 첫 보기를 적어내며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모리카와는 15번 홀에선 웨지샷 실수 탓에 4타 만에 그린에 올린 뒤 연속 보기에 그쳐 선두에서 내려갔고, 16번 홀(파4)에서도 실수가 이어지며 다시 보기를 써내 2타 차로 멀어졌다. 람은 18번 홀 버디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모리카와는 2020년 PGA챔피언십, 2021년 디오픈 등 처음 출전한 두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비롯해 PGA투어 통산 5승을 거두었으나, 2021년 12월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5타 차 역전패를 당한 이후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모리카와는 이날도 한두 차례 실수가 나오자 여유를 잃고 난조에 빠지며 ‘흑역사’를 쓰고 말았다.
한국 골프의 '영건' 김주형은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하나를 묶어 5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22언더파 270타가 된 김주형은 J.J. 스펀(미국)과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주형은 지난해 PGA 투어 우승자와 투어 챔피언십 출전자 등 상위권 선수만 출전할 수 있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 첫 출전이었지만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공동 5위로 시작한 마지막 라운드에선 초반 11번 홀까지 버디 1개와 보기 1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14번~16번 홀 3연속 버디를 비롯해 막판 7개 홀에서만 5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휘했다.
통산 2승을 보유한 그는 나이키와 후원 계약 후 처음으로 나선 이번 대회에서 나흘 내내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새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국 선수로는 이경훈(32)이 공동 7위(21언더파 271타)에 오르며 김주형과 더불어 10위 안에 진입했다. 임성재(25)는 공동 13위(19언더파 273타)를 기록했다.
PGA 투어는 12일부터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열리는 소니오픈(총상금 790만 달러)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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