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권 한국폴리텍대학 명예교수
"누유, 냉각수 확인, 엔진룸 청소"
"분기별 1회 정비소 점검 받아야"
"자동차 화재를 어떻게 예방할 수 있나요?"
4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 화재' 원인은 폐기물 집게 트럭에서 발생한 불이었다. 지난해 차량 화재 발생은 4,525건(소방청), 충돌 사고뿐 아니라 운행 또는 주차 중에 불이 나기도 했다. 6일 대한민국 '자동차 명장 1호' 김관권 한국폴리텍대학 서울정수캠퍼스 자동차학과 명예교수에게 최근 관심이 높아진 자동차 화재 예방법을 들어봤다.
-충돌 사고 때 화재가 발생하는 원인은.
"모든 사고가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충돌 사고 때 차에 불이 나는 경우는 대부분 충격으로 인한 합선 때문이다. 이번 방음터널 화재도 그렇게 보인다. 특히 배선에 불이 붙으면 전선이 차 전체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불이 빠른 속도로 급격히 번진다."
-충돌 사고 화재를 예방하는 방법이 있나.
"사실상 예방법은 없다. 다만 일정 부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배터리의 선을 잡아 뽑는 것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전기가 흐르는 방향을 감안해 양극이 아닌 음극 방향의 선을 뽑아야 한다. 양극 선을 뽑으면 불꽃이 튀어 화재가 커질 수 있다."
-주차 중 또는 주행 중에 발생하는 자동차 화재는 예방 가능한가.
"원인은 합선 등 전기적 요인이거나 부품 과열이지만 모두 그 자체만으로 화재가 발생하는 일은 드물다. 충돌로 합선이 일어났거나 브레이크·엔진 등 부품이 과열됐을 때 주변에 '인화 물질'이 있으면 화재로 이어진다."
-정비소에 갔을 때 챙겨야 하는 부분이 있나.
"분기별로 한 번 정도 정비소에서 점검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냉각수 상태와 누유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냉각수가 충분하지 않으면 엔진이 과열된다. 엔진 주변이나 배기구 등 과열될 수 있는 부분에 이물질이 있는지 등을 중점 점검 받으면 된다."
-운전자가 알아 차릴 수 있는 화재 전조 증상은.
"전기 합선을 운전자가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계기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조짐은 엔진 온도계 위치다. 온도가 높아졌을 경우 냉각수가 새고 있다거나 부품 과열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캠핑카로 개조한 차량은 합선 가능성을 주의해야 한다."
-불이 났을 때 운전자가 할 수 있는 초동 조치는.
"자동차에 연기가 나거나 불이 났을 때 가장 먼저 배터리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 화재 초기라면 무언가로 덮어서 공기를 차단하는 것도 가능한 방법이다. 꼭 소화기를 비치해 두자."
-차량 화재가 특별히 많이 나는 계절이 있나.
"계절별 차이는 거의 없다. 다만 겨울철 화재는 과열보다 전기 합선인 경우가 많다. 에어컨(여름)·히터(겨울)를 오래 켜서 엔진에 부담을 주고, 이것이 원인이 돼서 화재가 발생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단순히 히터를 오래 사용했다는 것만으로는 불이 나기는 어렵다."
김관권 교수는
김관권 교수는 1972년 서울 동교동 자동차정비공장에 취업, '어깨 너머'로 일을 배우며 정비를 시작했다. 어려운 형편 속에 야간 고등학교에 다녔다. 국립중앙직업훈련원에서 직업훈련교사 과정을 밟아 1982년 정수직업훈련원 교사가 됐다. 1990년 전국기능대학 자동차 부문 금상을 수상하면서 정비 기술 최고자격인 대한민국 자동차정비 명장 1호가 됐다. 1998년부터 자동차를 소유한 장애인에게 기술 봉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 산업포장, 장관상 2회, 자랑스러운 서울시민 표창을 받았다. 현재 한국폴리텍대학 서울정수캠퍼스 명예교수로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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