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자본비율 12% 초과 주주 환원"
증권가 "KB, 하나지주로 확대 가능성"
"당국이 자율성 얼마나 부여할지 봐야"
연초부터 주요 금융지주사의 주가가 10% 이상 급등했다. 주주 환원 정책을 확대해 배당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코스피시장에서 신한지주는 전장 대비 2.92% 오른 4만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나흘 연속 큰 폭의 상승세로 지난해 연말 대비 15%나 뛰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도 17%, 16%씩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고금리에 따른 역대급 성과에 배당성향(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을 30%까지 확대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급등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상장 은행지주의 평균 배당성향은 25% 수준으로 해외 은행(약 65%)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최근 배당에 긍정적 소식이 잇따르면서 '장밋빛 전망'의 꽤 탄탄한 근거가 되고 있다. ①신호탄을 쏜 것은 신한지주다. 2일 내부 경영포럼에서 "자본비율은 12%대를 유지하되, 이를 초과한 부분은 주주 환원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몇 년 새 주주 환원 확대를 꾸준히 밝혔지만, 구체적 기준을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이어 ②증권가에서 "신한지주의 정책이 타사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으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대신증권은 이날 "비은행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면 KB, 하나 역시 높은 자본비율을 유지하고 있어서 신한지주와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은행업종에 '투자 비중확대' 의견을 냈다.
게다가 ③주주들이 공개 행동에 나서면서 지주사들을 북돋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로 알려진 얼라인파트너스는 2일 국내 7개 금융지주사에 공개서한을 보내 국내 은행의 저평가 원인 중 하나로 주주 환원 정책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9일까지 이사회 결의를 통해 개선된 정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신한지주의 정책에 관해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결정적 공은 금융당국에"
다만 열쇠는 금융당국이 쥐고 있다는 게 업계 얘기다. 그동안 은행의 부실을 우려해 배당 수준을 관리해 왔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은행 배당의 자율성을 존중하겠다"고 밝혔지만, "경기침체 우려 속 대손부담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부여할지는 지켜봐야 한다"(이베스트투자증권)는 의견이 나온다. 같은 맥락에서 신한지주 측도 "원칙을 발표했을 뿐, 정확한 환원 규모는 당국과 지속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자 이익에 기반한 역대급 성과에도 은행이 내부 돈 잔치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오던 터라, 주주 환원 확대가 시장의 이목을 끄는 측면도 있다. 올해 4대 은행의 성과급은 지난해와 같은 '기본급의 300%' 수준이거나 그 이상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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