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으로 단기 유동성 위기를 겪은 롯데건설이 1조5,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해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6일 롯데건설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메리츠증권과 1조5,000억 원 규모의 공동 펀드를 조성한다. 메리츠증권·화재 등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가 선순위 채권자로 이름을 올리는 대신 펀드의 60%인 9,000억 원의 자금을 대고 후순위로 참여하는 롯데물산·롯데호텔 등 롯데그룹 계열사가 나머지 6,000억 원을 출자한다. 이렇게 조성된 1조5,000억 원은 롯데건설 자금난 해소에 쓰인다.
올 1분기(1~3월) 만기 도래하는 롯데건설의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규모는 1조2,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만기가 6개월 이내로 짧은 ABCP는 만기 직전 새로 어음을 발행해 기존 어음을 상환하는 '차환 성공'이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이 꺾이고,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업계에선 PF 보증 규모가 가장 많은 롯데건설이 어음을 막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롯데건설은 조성된 자금으로 1분기 만기 도래하는 기업어음 1조2,000억 원을 해결할 예정이다. 일부는 아예 어음 원금을 갚아 총PF대출규모를 줄이겠다는 게 롯데건설 설명이다. 일부 남는 돈은 롯데케미칼에 빌린 5,000억 원을 갚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앞서 PF 어음 차환·상환을 위해 주요 계열사로부터 9,000억 원을 빌렸다. 지난달부터 조기 상환해 이번에 롯데케미칼 자금만 갚으면 계열사에서 빌린 돈은 다 갚게 된다. 일단 코앞의 위기 상황은 넘긴 셈이다.
다만 최근 분양 경기가 바닥인 데다 원자잿값 상승으로 분양 이익을 남기기 어려운 상황이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지난달 롯데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일제히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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