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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변협회장 선거... 고소·고발에 네거티브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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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변협회장 선거... 고소·고발에 네거티브 난무

입력
2023.01.06 16: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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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변호사 때려" 고소에 여론조사 논란까지
"사법부 구성 변화 앞두고... 소모적 공방" 우려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안병희(가운데) 변호사가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변협 회장 선거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안병희(가운데) 변호사가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변협 회장 선거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자들 간 비방과 고소·고발 등으로 선거 분위기가 극도로 혼탁해지고 있다. 상당수 변호사들은 "회원들 권익 보장과 관련한 논의는 온데간데없고 후유증만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달 16일 예정된 제52대 변협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병희 후보는 6일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집행부가 허위사실을 퍼트리고 근거 없는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며 "반칙과 선동이 난무하는 선거를 정상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의 발언은 경쟁자인 김영훈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김 후보 측은 "안 후보가 2020년 선거 결선투표 당시 채증하던 후배 변호사 A씨를 폭행했다"고 주장했고, 안 후보는 사실무근이라며 A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김 후보는 이에 다시 기자회견을 열고 "진심 어린 사과로 끝낼 수 있음에도 송사로 대응해 유감"이라며 A씨와 함께 폭행 사건 고소장을 제출했다.

지난달 28일 대구지방변호사회에서 열린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선거 후보자 초청 합동연설회’에서 대구지방변호사회 이석화(왼쪽부터) 회장과 기호 1번 김영훈 후보, 기호 2번 안병희 후보, 기호 3번 박종흔 후보가 나란히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안 후보 캠프 제공

지난달 28일 대구지방변호사회에서 열린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선거 후보자 초청 합동연설회’에서 대구지방변호사회 이석화(왼쪽부터) 회장과 기호 1번 김영훈 후보, 기호 2번 안병희 후보, 기호 3번 박종흔 후보가 나란히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안 후보 캠프 제공

두 후보는 선거 여론조사를 두고도 충돌했다. 명함 관리 애플리케이션(앱) 리멤버에서 진행한 여론조사가 안 후보 지지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구성됐다는 의혹이 김 후보 측으로부터 제기된 것이다. 김 후보 측은 “특정 후보에게 선거 국면을 유리하게 몰아가기 위한 의도가 분명하다"며 변협 선관위에 진정서를 내자 여론조사는 중단됐다. 김 후보 측은 리멤버 운영사인 드라마앤컴퍼니 최모 대표를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발했다. 그러자 안 후보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론조사와 관련해 어떤 의혹도 없다는 점을 업체에서 확인받았다"고 반박했다.

비정상적인 선거전을 바라보는 변호사들 시선은 싸늘하다. 회원들의 실질적 권익 보장 논의는 실종된 채, 선거가 네거티브전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 변호사는 "일반 변호사들은 관심도 없고 중요하지도 않은 문제를 두고 연일 비방 기자회견을 주고받으니 피로감이 든다"며 "변호사들의 생업이 걸린 로톡(민간 법률 플랫폼 서비스)이나 사법부 교체 등 중요 이슈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년 임기인 변협 회장은 △변호사 등록 허가·취소 △법률사무소·법무법인 설립 인가 △변호사 징계·감독 등의 권한을 갖는다. 3만 명에 달하는 회원 변호사들을 대표할 뿐 아니라 대법관, 검찰총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등 법조계 주요 인사를 추천하는 권한도 갖고 있다. 특히 대법관 9명과 헌재 재판관 7명이 차기 변협 회장 임기 내 교체된다는 점에서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정원 기자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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