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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치료하는 '조혈모세포 이식'… 서울성모병원 1만 례 달성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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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치료하는 '조혈모세포 이식'… 서울성모병원 1만 례 달성 쾌거

입력
2023.01.05 11:43
수정
2023.01.0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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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암·혈액 질환·면역 부전 등 난치 질환 치료 길 열어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이 1983년 국내 최초로 조혈모세포 이식에 성공한 뒤 최근 1만 례를 달성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이 1983년 국내 최초로 조혈모세포 이식에 성공한 뒤 최근 1만 례를 달성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이 국내 최초로 조혈모세포 이식 1만 례를 기록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은 1983년 김춘추 교수에 의해 국내 최초로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성공한 뒤 다양한 조혈모세포 이식의 국내 최초 기록을 만들면서 ‘혈액암의 4차 병원’으로 불린다.

1985년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성공에 이어, 타인 조혈모세포 이식(1995년), 제대혈 이식(1996년), 비골수제거 조혈모세포 이식(1998년), 혈연간 조직형 불일치 조혈모세포 이식(2001년) 등을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2002년에는 세계 최초로 만성골수성백혈병과 간경변증을 동시에 갖고 있는 환자에서 조혈모세포 이식 후 간이식을 성공했고, 2012년 콩팥 및 조혈모세포 이식을 동시에 이식하는 등 고난도 치료를 선도해왔다.

또한 조혈모세포 이식 후 재발을 막기 위한 2010년 종양 항원 특이 세포 독성 T-세포(CTL 세포 치료), 림프종의 자연살해세포(NK세포) 치료법을 임상에 적용해 첨단 면역 치료법 개발에도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혈액병원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혈액암 환자를 위한 조혈모세포 이식 치료를 지속해 왔으며, 지난해 12월 역사적인 1만 례 이식에 성공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은 전국 조혈모세포 이식의 20% 정도(2019년 21.5%, 2020년 19.7%, 2021년 18.2%)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자가 이식보다 어려운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 건수가 전체 이식의 74.2%(2022년 12월 누적 7,433건, 제대혈 이식 329건, 가족간 절반 일치 이식 1,196건, 비혈연 이식 2,508건, 형제 이식 3,400건)를 차지한다.

2021년 기준 국내 빅5 병원의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건수 중 서울성모병원이 42.9%(431건)를 차지해 이식 규모와 난이도 등 양과 질 면에서 현격한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이식 건수를 질환별로 살펴보면,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3,315건으로 가장 많고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 1,796건, 다발 골수종 1,286건, 재생 불량 빈혈 990건, 골수 형성 이상 증후군 783건, 비호지킨 림프종 765건, 만성 골수성 백혈병 472건, 골수 증식 종양 119건, 기타 491건 등으로 나타났다.

김희제 혈액병원장은 “이번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의 기념비적인 단일 기관 1만 례 조혈모세포 이식 달성은 이식의학 분야 선진화를 주도한 찬란한 이정표”라며 “지난 40년간 선구자적 희생과 열정을 아낌없이 바친 선후배 의료인과 우리 기관 모든 분에게 고개 숙여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이 지난 4일 조혈모세포 이식 1만 례 달성 기념식을 열었다. 김희제(오른쪽에서 일곱 번째) 혈액병원장, 민창기(왼쪽에서 아홉 번째) 교수, 조석구(왼쪽에서 일곱 번째) 교수, 1만 번째 이식 환자 안종식(꽃다발 든 환자 중 맨왼쪽)씨, 임종선(9,999번 째 이식, 환자 중 맨오른쪽)씨, 유은순(1만1 번째 이식, 환자 중 가운데)씨를 비롯한 의료진이 기념 촬영했다.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이 지난 4일 조혈모세포 이식 1만 례 달성 기념식을 열었다. 김희제(오른쪽에서 일곱 번째) 혈액병원장, 민창기(왼쪽에서 아홉 번째) 교수, 조석구(왼쪽에서 일곱 번째) 교수, 1만 번째 이식 환자 안종식(꽃다발 든 환자 중 맨왼쪽)씨, 임종선(9,999번 째 이식, 환자 중 맨오른쪽)씨, 유은순(1만1 번째 이식, 환자 중 가운데)씨를 비롯한 의료진이 기념 촬영했다.서울성모병원 제공


◇조혈모세포 이식, 백혈병ㆍ재생 불량 빈혈 등 치료

조혈모세포는 골수ㆍ혈액ㆍ탯줄에서 발견되는 특수 세포로, 항상 일정한 수의 혈액세포가 몸에서 존재하도록 만든다.

혈액 속에는 적혈구ㆍ백혈구ㆍ혈소판 등 3가지 종류의 혈구가 있다. 이러한 혈구에는 수명이 있으며 신체 속에서 끊임없이 새로 만들어진다. 혈구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항상 새로운 혈구가 공급돼야 한다.

이것의 공급원이 되는 게 바로 ‘조혈모세포(Hematopoietic Stem Cell)’다. 조혈모세포가 끊임없이 분열해 적혈구ㆍ백혈구ㆍ혈소판이 되기에 몸속 혈액세포는 항상 일정한 숫자를 유지한다.

조혈모세포는 골수ㆍ혈액ㆍ제대혈(탯줄혈)에 존재하며, 이를 이식하는 것이 ‘조혈모세포 이식(골수 이식)’이다.

조혈모세포는 혈액의 여러 성분을 생산하는 뼈의 안쪽에 존재한다. 조혈모세포를 침범하는 질병에 걸리면 비정상적인 혈액세포가 나타난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수혈과 비슷한 형태이지만, 수혈 내용물이 조혈모세포로 구성됐다는 점이 다르다.

정상적인 암 치료에서는 조혈모세포에 미치는 영향으로 인해 환자에게 투여하는 약물의 양을 제한한다. 이런 경우에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면 다량의 약물 투여가 가능해지면서 좋은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요한 환자에게는 조직 적합 항원(human leukocyte antigenㆍHLA)이 일치하는 형제의 조혈모세포를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형제의 HLA가 환자와 일치하지 않거나 일치하더라도 조혈모세포를 제공할 여건이 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조혈모세포를 제공받기 위해 조혈모세포은행에 기증자를 의뢰한다.

조혈모세포 이식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은 백혈병, 골수 형성 이상 증후군, 악성 림프종, 다발 골수종, 고형암(뇌종양, 비호지킨 림프종, 생식세포 종양, 난소암, 소세포 폐암, 신경아세포종, 고환암) 등 암을 우선 들 수 있다.

또한 재생 불량 빈혈, 무거핵구성 혈소판 감소증, 블랫팬-다이어몬드(Blackfan-diamond) 빈혈, 선천성 혈구 감소증, 에반(Evan) 증후군, 판코니 빈혈, 겸상적 혈구성 빈혈, 지중해 빈혈 등 혈액 질환도 치료할 수 있다.

ADA 효소 결핍증, 만성 육아종병, 중증 복합면역결핍증, 위스코트-아들리치(Wiskott-Aldrich)증후군 등 면역부전 질환도 포함된다.

이 밖에 부신백질이영양증, 아밀로이드증, 무표지림프구증후군, 선천성각하부전증, 고셔씨병, 군터병, 헌터증후군,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 백혈구 부착 결핍증, 골화석증 등 선천성 대사 장애 질환에도 시행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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