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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은 인문학의 성지, 문화는 가꿔야 향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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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은 인문학의 성지, 문화는 가꿔야 향유"

입력
2023.01.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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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우 영주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40년 교직 마치고 영주 문화관광 총괄 직책 맡아 '제2 인생'
교직 생활을 하면서도 지역의 여러 문화단체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핵심 콘텐츠 발굴해 국제적인 문화관광 도시로 도약해야"


김덕우 영주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가 사무실에서 영주의 문화관광 청사진을 말하고 있다. 이용호 기자

김덕우 영주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가 사무실에서 영주의 문화관광 청사진을 말하고 있다. 이용호 기자


"문화는 바로 돈이 되는 사업이 아닙니다. 경제 논리로 접근해서는 곤란하죠. 문화는 가꾸어져야 경쟁이 되고, 경쟁이 되어야 그 문화를 팔 수 있습니다."

40년 동안 중등학교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교사가 지난해 8월 경북 영주시의 문화와 관광을 총괄하는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를 맡았다.

평생 교직 생활을 한 사람이 과연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 우려가 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그는 교직생활을 하면서도 지역의 여러 문화단체를 주도적으로 이끈 경력의 ‘문화계 인물’이기 때문이다. 지역의 문인협회, 연극협회, 문화연구회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는 "대표이사가 되리라곤 생각지 않았다"면서도 "영주가 국제적인 문화관광 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대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핵심 콘텐츠를 반드시 발굴해야 한다"는 의욕을 나타냈다. 다음은 김 대표와 일문일답.


-영주문화관광재단 대표를 맡게 된 경위가 궁금하다.

"30여 년 지역 문화운동을 해오면서, 문화관광재단이 만들어지고 활동하는 모습을 늘 응원하고 있었다. 이번에 이사들을 충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를 하였다. 대표가 되리라곤 생각지 않았다."

-재단 운영 방향은 무엇인가.

"지역인들에게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운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들어와서 보니 소통 방법이 미숙했다. 직원들의 연륜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젊다는 것은 신명 나게 일할 수 있는 나이란 것이다. 신명 나게 하다 보면 더 능동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고, 차츰 영주의 전문 문화기획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영주의 문화와 관광이 함께 발전할 방안 및 대책은.

"세계유산이 둘이나 있는 영주의 문화유산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그 유산을 우리끼리 자축하고만 하고 있는 형편이다. 우선은 우리 문화를 스스로 즐길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문화를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를 알 수가 있다. 그것을 관광과 연계해야 한다."

-재단이 연중 지원하는 사업은 무엇인가.

"재단의 사업은 크게 지역 축제와 국비 공모사업 운영으로 나눌 수 있다. 축제는 영주시에서 100% 출연하고 있고, 국비 공모사업 또한 국비와 시비를 분담하여 진행하고 있다. 축제는 익히 알다시피 영주사과축제, 한국선비문화축제, 무섬외나무다리축제, 소백산철쭉제를 진행하고 있다. 국비 공모사업으로는 크게 예술가 창작 지원사업, 문화다양성 확산사업, 문화인력 양성 사업, 그리고 미래의 영주문화를 위해 아트스퀘어에서 연중 실시하는 인문학 콘서트, 공연과 전시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예술가 창작 지원사업인 레지던시 프로그램 지원사업과, 작년까지는 무지개다리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던 문화다양성 확산사업의 경우 2018년부터 5년 연속 공모에 성공해서 매년 진행되고 있다. 이 밖에도 수많은 국비공모사업을 진행해왔고, 앞으로도 지속할 예정이다."

-특별히 관심을 가진 사업 분야가 있다면.

"인문학이다. 소백산은 인문학의 성지다. 많은 인물들은 거기에서 사유하고, 글을 쓰고, 이야기를 남겼다. 그래서 소백산 자락, 골짜기마다 이야기가 있다. 부석사와 소수서원도 그 산물이다. 이제 우리는 소백산이라는 '문화'를 대한민국 인문학의 성지로 가꾸어나가야 한다."

-영주문화관광 정책에 변화를 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밝혀달라.

"문화는 바로 돈이 되는 사업이 아니다. 경제 논리로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일단 투자를 해야 한다. 문화는 가꾸어야 향유할 수 있다. 그러므로 문화는 가꾸어져야 경쟁이 되고, 경쟁이 되어야 그 문화를 팔 수 있다. 품격있는 문화관광도시는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지는 편안한 정주 공간이 있는 곳이며, 삶의 여유를 찾아 하드웨어적인 개발이 아닌 문화·관광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영주가 국제적인 문화관광 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대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핵심콘텐츠를 분명히 개발해야 한다."

-시민들에게 문화관광에 대해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영주문화관광재단은 영주의 문화관광 발전을 위해 존재한다. 재단은 문화예술의 다양한 가치를 발현시키고, 시민과 함께 공감하는 선도적인 문화예술기관이라는 목적으로 문화예술로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의 도시경쟁력을 키우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 재단 임직원들은 시민들의 만족을 넘어 감동을 드러낼 문화예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시민과 예술가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을 것이다. 문화재단을 문화의 사랑방으로 여기고 편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기를 희망한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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