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갭투자'로 빌라 283채 매입
보증금 반환 능력 없어 '돌려막기'
피해자 18명, 피해금 31억 원 이상
서울 강서구 화곡동 빌라촌.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배우한 기자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 사기로 30억 원 넘는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전세사기 전담수사팀(부장 이응철)은 4일 화곡동 빌라 수백 채를 보유하며 임차인들의 전세보증금을 빼돌린 임대사업자 강모(55)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강씨와 공모한 공인중개사와 동업자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화곡동 빌라왕’으로 불린 강씨와 일당은 2015년 9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자기자본 없이 임차인의 보증금 만으로 집을 매수했다.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방식인데, 신축빌라 등 283채의 소유권을 강씨 명의로 취득해 임대한 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수법을 썼다.
이들은 건축주 등에게 임차보증금을 매수대금으로 지급한 후 빌라 한 채당 500만~1,500만 원을 리베이트(사례금)로 돌려받아 서로 나눠 가졌다. 강씨는 임대계약 만료 시 이미 소비한 리베이트 금액만큼 발생하는 보증금의 부족분을 보충해 반환할 능력이 없었다. 공인중개사들은 이를 알면서도 그에게 임대사업을 권유하고 사업을 주도했다.
자기자본금이 전무한 탓에 강씨 일당은 특별한 사업계획 없이 막연히 집값 상승에만 기대며 보증금 ‘돌려막기’로 버티다 결국 피해자 18명의 임대차보증금 31억6,800만 원을 반환하지 못했다. 피해자는 대부분 20ㆍ30대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로 여전히 다수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앞서 서울 강서경찰서는 피해자들의 고소로 사건을 수사한 뒤 2020년 8월 강씨 등을 송치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의 추가 범행 및 유사 사건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