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심리 주춤한 사이
기관, 차익매물 대량 매도... 2%↓
'미중 관계 개선' 호재 V자 반등
3일 코스피가 장중 2,100대로 내려앉았다가 기사회생했다. 경기침체 우려로 투자심리가 주춤한 사이, 중국발 악재와 호재가 코스피를 쥐고 흔드는 모습이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0.31% 내린 2,218.68에 마감했다. 장 초반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에 눌려 2% 급락한 2,180.67까지 주저앉았다. 지난해 10월을 제외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창기인 2020년 7월 16일(저가 2,177.82)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었다.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기관이 시세 차익을 노리고 매물을 대거 쏟아 냈지만 개인 홀로 받아낼 재간이 없었다. 지난 연말 배당주를 끌어모았던 기관은 배당기준일(지난달 27일)이 지나자마자 공격적 '팔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에 이어 이날 중국 제조업 경기가 5개월 연속 둔화했다는 발표가 나자 외국인은 아시아 시장에서 떠날 채비를 했다. 오전 중 호주 ASX지수와 홍콩 항셍지수가 1% 넘게 하락한 이유다.
코스피를 포함한 아시아 증시의 '브이(V)'자 반등 역시 중국이 만들었다. 친강 신임 중국 외교부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과 관계 개선을 시사하는 글을 올린 게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역외 시장에서 중국 위안화 가치가 지난해 8월 수준(달러당 6.88위안)으로 절상되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다.
코스피는 2,230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상승했으나 막판 8.6포인트를 잃었다. 호주 ASX지수는 낙폭을 줄여 1.31% 하락 마감했고, 오후 4시 현재 상하이종합과 항셍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 영향으로 전장 대비 소폭 하락한 1,271원에 장을 마쳤다.
"대외 변수에 일희일비 지속될 것"
전문가들은 뚜렷한 방향성 없이 대외 변수에 일희일비하는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4분기 기업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중국 '위드 코로나' 이슈가 약화하자 투자심리가 위축, 지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시장에 도는 돈이 적은 상황에서 작은 변수 하나에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다.
기관발 순매도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배당기준일까지 10거래일간 금융투자 기관의 순매수 금액은 2조5,800억 원이었다"며 "이날까지 던진 물량을 제외하면 아직 7,500억 원 규모의 잠재적 매도 물량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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