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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분해 소재로 화장품 용기 만들고, 깨진 조각쌀로 스낵 만드는 CJ제일제당

입력
2023.01.12 04:30
수정
2023.01.26 18:3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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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쓰레기로 버릴 수 있는 생분해 화장품 출시
CJ제일제당이 세계 유일 생산하는 aPHA 활용
식품 부산물로 스낵 만들고 햇반 용기 재활용도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CJ제일제당이 PHA(해양생분해) 성분과 PLA(산업생분해) 성분을 섞어서 만든 소재로 만든 화장품 용기.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이 PHA(해양생분해) 성분과 PLA(산업생분해) 성분을 섞어서 만든 소재로 만든 화장품 용기. CJ제일제당 제공


다 쓴 쿠션 팩트 화장품은 어떻게 버려야 할까? 원칙대로라면 파운데이션을 머금고 있던 오염된 합성섬유 재질인 쿠션은 일반쓰레기에, 팩트는 재질별로 분해해 플라스틱, 알루미늄, 유리로 따로 배출해야 한다. 이렇게 복잡한 분리배출 과정 때문에 화장품의 90%는 재활용되지 않고 일반쓰레기로 버려진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일반쓰레기로 버려도 해양이나 땅에서 완전히 분해되는 생분해 소재로 만든 화장품 용기를 기존 쿠션 팩트 화장품에 적용한 상품을 내놨다. CJ올리브영의 자체 브랜드 웨이크메이크의 워터벨벳 비건 쿠션으로,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히드록시알카노에이트(PHA), 산업 생분해 소재인 폴리락틱애시드(PLA)를 섞어서 만들었다. 화장품을 직접 담는 내부 용기와 거울을 제외한 외부 용기 전체에 생분해 소재를 적용했다. 다 쓴 뒤에는 일반쓰레기로 분류해 내놓으면 된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58도에서 자연계에 존재하는 천연소재를 넣고 6개월 안에 90% 정도 분해'가 기준이다. PLA는 현재 가장 많이, 널리 쓰이는 생분해 소재다. PHA는 미생물 집합체(균주)를 발효시켜 얻는 바이오원료로, 미생물이 있는 환경 어디에서나 분해될 수 있다. 특히 해양에서도 11주 안에 50% 이상 줄어드는 등 생분해되는 특성 때문에 해양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기존 PLA는 충격에 약하고 다양한 형태로 가공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CJ제일제당은 "PLA를 PHA와 섞으면 가공이 쉬워진다는 점에 착안했다"며 "화장품 용기에 맞는 소재 개발에 들어갈 실제 제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해양생분해 플라스틱 활용한 화장품 첫 출시

PHA 생산라인이 가동되는 CJ제일제당의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공장. CJ제일제당 제공

PHA 생산라인이 가동되는 CJ제일제당의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공장. CJ제일제당 제공


PHA를 써서 용기를 만든 화장품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번 제품 개발에는 CJ제일제당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량생산하는 소재, aPHA를 사용했다. 비결정형 aPHA는 기존 반결정형 PHA보다 유연성과 강도가 높아 다른 소재와 혼합해 쓸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aPHA에 대한 특허 및 기술을 단독으로 보유하고, 지난해 5월 인도네시아 파수루안의 바이오공장 전용 생산라인에서 연 5,000톤의 aPHA 양산을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석유화학 플라스틱 대신 친환경 생분해 소재로 용기를 만든 화장품이 가치소비에 민감한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CJ제일제당의 PHA가 환경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산업적으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점을 널리 알려 쓰임새를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깨진 조각쌀·콩비지 쓴 '푸드 업사이클링 스낵'도

지난해 5월 CJ제일제당이 푸드 업사이클링 차원에서 출시한 식품 부산물로 만든 스낵 '익사이클 바삭칩' 2종. CJ제일제당 제공

지난해 5월 CJ제일제당이 푸드 업사이클링 차원에서 출시한 식품 부산물로 만든 스낵 '익사이클 바삭칩' 2종. CJ제일제당 제공


지난해 4월 CJ제일제당은 식품 부산물을 활용한 특별한 스낵을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의 식품 사내벤처 프로그램에서 발굴된 푸드 업사이클링 사업 전문 브랜드인 '익사이클'에서 스낵 신상품인 '익사이클 바삭칩'을 내놓은 것이다. 이 스낵은 깨진 조각쌀, 콩 비지가 60% 함유된 고단백 영양 스낵으로, 처음부터 '식품 부산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기획됐다. 포장재는 쓰고 버린 페트병을 재활용해 친환경 가치를 더욱 높이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이처럼 '친환경'과 '사업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행보는 '사업을 통해 국가와 국민에게 이바지한다'는 '사업보국(事業報國)'의 경영 철학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자연에서 소비자 식탁으로, 다시 자연으로' 되돌리는 선순환 실현을 위해 건강과 안전, 지속 가능한 환경이라는 핵심 공유가치 창출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이사회 내 지속 가능 경영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주축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업을 추진한다.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서 2021년 CJ제일제당은 국내 식품 업계 최초로 기후 위기 극복 차원에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 및 매립 폐기물 제로화를 위한 전략 체계를 수립했다. 지난해에는 사업장뿐만 아니라 공급망·협력사 등 가치사슬 영역까지 탄소 감축을 위한 측정 기반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은 소비자와 밀접한 제품들을 친환경이라는 옷을 입혀 고객이 온실가스 감축에 이바지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생분해 화장품 용기, 식품 부산물 스낵, 대체육, 배양육 기반의 식품, 푸드 업사이클링 등 친환경 제품 출시를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초부터는 온라인과 대형마트에서 즉석밥인 햇반 용기를 회수해 가치 있는 자원으로 업사이클링하는 재활용 플랫폼도 운영 중이다.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20년 대비 25% 감축"

CJ제일제당의 2050 탄소중립 중장기 로드맵.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의 2050 탄소중립 중장기 로드맵. CJ제일제당 제공


이 밖에도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에 국내 최초로 산림자원 순환형 그린뉴딜 에너지를 활용해 가동, 친환경 에너지 공급망을 구축하고 중국, 인도네시아 사업장에는 물 사업 저감 설비 투자로 2030년까지 제품 생산량당 취수량을 10~20%까지 감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CJ제일제당은 전 사업장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25% 감축하고, 전력 에너지원은 미주·유럽 사업장부터 기존 화석 연료를 재생·바이오 에너지로 100% 전환, 이를 2050년 아시아 지역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경영 철학인 사업 보국에 뿌리를 두고, 소비자, 주주,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신뢰를 주는 지속 가능한 경영 체제 구축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 CI.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 CI. CJ제일제당 제공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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