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거래일 8.1원 오른 1,272.6원
두 달 사이 10% 이상 하락
1,100원대부터 1,300원대까지 전망 엇갈려
지난해 롤러코스터를 탔던 원·달러 환율 전망이 올해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경기가 점차 회복되면서 1,100원대까지 떨어질 거란 기대가 나오지만, 일각에선 경기침체 현실화로 다시 뛰어오를 거란 우려도 적지 않다. 결국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마침표를 찍을 시점의 경기 판단에 따라 환율의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5원 내린 1,261.0원에 출발했으나, 8.1원 오른 1,272.6원에 마감했다. 이날은 소폭 상승했지만 추세적으로 보면 두 달 사이에 10% 넘게 빠졌다.
원·달러 환율은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지난해 10월 25일 장중 1,444.2원까지 뛰었다.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최고치다. 1,500원대까지 치솟는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수출 부진과 고물가 부담을 가중시킬 거라는 우려마저 커졌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가 상승해 국내 물가를 밀어 올린다.
원화의 변동 폭도 컸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고가(1,439.9원·9월 28일)와 저가(1,187.3원·1월 14일)의 차이가 21.3%에 달했다. 주요국 통화 중 엔화(30.1%)보다 낮고, 영국 파운드화(22.0%)와 비슷한 수준이다. 유로화의 연중 최고가와 최저가 차이는 16.3%였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조절론에다, 초저금리를 고수해 온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 기대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킹달러 현상’도 한풀 꺾였다. 지난해 11월 1,300원대로 내려앉은 원·달러 환율은 12월 1,200원대에 안착했다.
달러 급등세가 점차 완화할 거라는 전망에 대해선 이견이 없지만, 원·달러 환율의 조정 폭이 얼마나 될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IB)는 “올해 원·달러 환율이 1,130~1,350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도 원화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성장률 둔화로 경기 침체에 빠질 경우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2023년 글로벌 경제여건 및 국제 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경우 시장의 관심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집중하게 될 테고, 이때부터 달러화 매력이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 강화로 환율이 다시 오르거나, 하락 폭이 줄어들 거란 얘기다.
실제 LG경영연구원은 올해 환율 전망치를 이날 종가보다 높은 1,310원으로 예측했다. 한국금융연구원도 1,360원으로 내다봤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원 실장은 “인플레이션 고점이 지연되고 경상수지 악화가 지속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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