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베트남 한국 대사 신년 인터뷰]
문화 교류 확대가 미래 양국 관계 핵심
'프로토 타입' 정책 전환·방산 교류 중요
지난해 수교 30주년을 맞은 한국과 베트남은 현지에서 수많은 기념식과 양해각서(MOU) 체결식을 열며 공고한 우정을 자축했다. 이 모든 자리에서 한국 정부를 대표한 인물은 오영주 주베트남 한국 대사다. 그는 지난달에도 하루에 최소 3개의 수교기념행사에 참석하며 양국 우호 관계 증진을 위한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한국과 베트남이 새로운 30년으로 접어든 2일, 오 대사는 차분하게 양국 관계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조언을 건넸다. 문화 영역 등에서 베트남이 한국에 대한 '짝사랑'만 이어가고 있는 현재 관계를, 양국 상호 이해와 존중의 관계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한국도 베트남을 더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그 결과 새로운 국익도 창출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다음은 오 대사와의 일문일답.
-한국에 베트남은 어떤 특수성을 가지고 있는 나라인가.
"유엔과 서구권을 포함해 다양한 국가에서 외교관으로 생활했지만, 한국과 베트남만큼 밀접한 관계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8,000개가 넘는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과 15만 주베트남 한국 교민 등 수치만으로도 양국의 밀접한 관계가 증명된다. 하지만 베트남은 이 수치를 뛰어넘을 정도로 친밀감이 형성된 중요 국가다. 현재 베트남은 유럽 등 수많은 국가가 가장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는 기존 친분을 최대한 활용해 양국 모두 국익에 도움이 될 방법을 계속 찾아야 한다."
-양국 관계가 한 단계 더 전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지점은 어디인가.
"베트남과 한국은 정서적으로 매우 잘 맞는다. 특히 한류의 중심지인 베트남은 지난해 전 세계 국가 중 한국을 '호감도 1위' 국가로 뽑을 만큼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관광이나 음식(쌀국수 등) 정도에 국한된 시각으로 베트남을 바라보는 게 현실이다. 미래 양국 발전은 결국 한국이 베트남을 더 이해하고 가까이 가는 데 포인트가 있다. 한국인의 베트남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대사관도 금명간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잘 추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
-베트남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한국 교민의 선제적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그렇다.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국민들은 양국 문화 교류의 최선봉에 서 있다. 대사관은 나날이 늘고 있는 교민들을 위해 베트남 공안(경찰) 측과 하노이 한인타운(미딩) 내 치안 강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안전 확보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만 교민 수가 베트남의 절반도 안 되는 국가보다 사건·사고 담당 파견 경찰(영사)이 적어, 이 문제를 신속히 해결할 계획이다."
-현지 진출 한국기업 수만큼 늘어나는 민원을 슬기롭게 해결할 방법이 있나.
"베트남 경제활동의 70%를 외국계 자본이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환경·건축 등 행정절차는 굉장히 까다롭고 복잡하다. 우리 기업인들의 애로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사관은 개별 민원 해결과 동시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한인상공인연합회(코참·KOCHAM)와 함께 베트남 측에 중장기 제도 개선 목소리를 동일하게 낼 생각이다. 최근에는 한국인 전문가 비자 인증 문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대화하고 있다."
-산업계를 넘어 군사안보 교류 확대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양국 경제는 상호보완적인 구조로 형성돼 있다. 미래 30년은 정부 차원에서 베트남에 대한 기술지원을 높이는 이른바 '프로토 타입'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베트남도 단순 가공을 넘어 성장을 바라고 한국 역시 미래 발전 모델을 생각해야 할 때다. 안보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양국은 모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역내 안전을 공통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향후 양국은 해상안보 및 방위산업 협력을 통해 신뢰 관계를 더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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