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연간 수출입 동향 발표
수출 역대 최고지만... 9개월 연속 무역적자
연간 적자는 2008년 금융위기 후 14년 만
지난해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472억 달러로,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공급망 교란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수출액은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지만, 에너지 가격이 치솟은 영향으로 수입액을 넘어서지 못했다. 올해도 세계적 경기 침체 흐름 속에서 수출이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당분간 무역적자의 늪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49억9,000만 달러, 수입액은 596억8,000만 달러였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46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은 사상 최대인 6,839억 달러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지난해 9월 누적 기준 세계 6위로 전년에 비해 한 단계 뛰어올랐다.
반도체(1,292억3,000만 달러)·석유제품(630억2,000만 달러)·자동차(541억 달러)·이차 전지(99억9,000만 달러) 등은 역대 최대 수출 실적 달성을 이끌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전기차·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의 수출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며 각각 상위 품목 내 비중도 커져 수출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경향을 보여줬다고 산업부는 분석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수입액은 7,312억 달러로 전년보다 18.9% 늘어났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가스·석탄의 수입액은 전체의 26.1%인 1,908억 달러로 수입액을 늘리는 주요 원인을 제공했다.
결국 우리나라의 지난해 무역수지는 472억 달러 적자였다.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불쏘시개가 됐던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던 2008년 132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후 14년 만에 처음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적자 규모 역시 종전 최대치였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전 1996년 206억2,000만 달러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런 무역적자 흐름은 올해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등 주요 기관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1%대에 그치고, 특히 수출이 전년보다 4.5%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4% 감소한 6,624억 달러, 수입액은 8% 줄어든 6,762억 달러로, 무역 적자가 13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 흐름을 타고 있고 고금리 기조도 유지되고 있다"며 "국제 에너지 가격도 계속 높은 수준이라 수출과 내수 모두 당분간 상황이 좋아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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