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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경찰 의혹 中 식당 '송환' 인정했지만... 논란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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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경찰 의혹 中 식당 '송환' 인정했지만... 논란은 여전

입력
2023.01.01 15:35
수정
2023.01.01 15:4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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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국인 송환 '시인'... "反체제 인사는 아냐"
中 정부와 연계도 인정, "영업중단은 안전 이유"
"'친미 세력'이 논란 조종", 세부 근거는 미공개

서울 송파구 소재 중식당 '동방명주' 실질 지배인 왕하이쥔씨가 지난달 31일 유료설명회를 열고 최근 식당을 둘러싼 '비밀경찰서' 의혹을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소재 중식당 '동방명주' 실질 지배인 왕하이쥔씨가 지난달 31일 유료설명회를 열고 최근 식당을 둘러싼 '비밀경찰서' 의혹을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 ‘중국 비밀경찰서’의 한국 거점 의심을 받는 중식당 대표가 한국 내 중국인 10여 명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데 관여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인도주의적 목적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송환 이유와 과정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논란을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했다.

서울 송파구 소재 중식당 ‘동방명주’의 실질 지배인 왕하이쥔(44)씨는 지난달 31일 유료설명회를 열고 식당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대부분 부인했다. 동방명주는 중국 반(反)체제 인사를 탄압하는 비밀경찰서의 한국 거점이라는 의심을 받아왔다. 규모에 비해 손님이 적은 데다 계속된 적자에도 운영을 지속한 탓이다. 논란이 불거진 뒤 보수공사를 이유로 영업을 중단한 것도 의혹을 부채질했다.

왕 지배인은 먼저 비밀경찰서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서울화조센터(OCSC)에 대해 “질병 등 돌발적 상황으로 (한국에서) 죽거나 다친 중국인이 귀국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단체”라고 주장했다. 이런 이유로 중국인 10여 명의 귀국을 도왔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OCSC 주임을 맡고 있다.

왕 지배인은 “중국 유학생이 길에서 정신질환 문제가 발생했는데 서울 강서경찰서와 OCSC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다”면서 강제 송환이나 반체제 인사 탄압 등 비밀경찰 활동과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한 중국인의 반중 동향을 파악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엔 “당연히 하지 않는다”며 “(개인적으로) 반중 인사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지만 아예 관심도, 왕래도 없다”고 답했다.

다만 어떤 기준 근거해 송환 대상을 선별했는지, 송환한 이들을 어디로 데려갔는지 등 세부 내용에는 함구했다. 그는 추후 자료를 정리해 발표하겠다고만 했다.

'중국 비밀경찰서' 의혹을 받는 서울 송파구 소재 중식당 '동방명주' 외관. 최주연 기자

'중국 비밀경찰서' 의혹을 받는 서울 송파구 소재 중식당 '동방명주' 외관. 최주연 기자

왕 지배인은 식당과 중국 정부와의 연계성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는 “(동방명주는) 중국 정부 프로젝트에 따라 중국 국무원이 허가한 최초의 해외중식번영기지”라며 “중국 통일전선부(우리의 통일부), 화교연합협회가 직접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건 맞지만 자금이 아닌 기술 및 연수 지원을 받은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신이 대표로 있는 ‘HG문화미디어는 ‘한강’의 영문 첫 글자를 따 2012년 설립한 문화미디어 매체라고 해명했다. 이 업체는 국회 앞 건물에 입주해 있는데, 국내 첩보를 입수해 중국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곳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다. 왕 지배인은 “(중국 최대 국영방송사) CCTV 등에 뉴스 보도와 토크쇼, 교육 프로 등 한국 영상을 제공하고 있지만 직접적 관련성은 없다”고 말했다.

적자에도 영업을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선 “60년 계약을 체결하고 45억 원 이상을 유선장(하천 등에서 유람선을 매어 두고 운영하는 시설) 리모델링 등에 투자해 지금 떠날 이유가 없다”면서 선박임대차계약서와 사업자등록증 사본을 공개했다. 영업 중단도 선박안전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항변했다. 해당 식당은 한강 위에 떠 있는 수상 구조다.

왕 지배인은 4시간 가까이 해명하면서 이번 논란을 “친미세력이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배후 세력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현재 경찰 등 한국의 방첩당국 수사도 받고 있지 않다”며 “(진실은) 한국 국민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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