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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유통-제조사 갈등...쿠팡에 이어 롯데마트도 CJ제일제당 발주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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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유통-제조사 갈등...쿠팡에 이어 롯데마트도 CJ제일제당 발주 중단

입력
2023.01.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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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지난달부터 CJ제일제당, 풀무원 일부 상품 발주 중단
마트-슈퍼 소싱 통합 과정에서 갈등
쿠팡-CJ제일제당 마진율 갈등 장기화

롯데마트 서울역점 매장 전경. 롯데쇼핑 제공

롯데마트 서울역점 매장 전경. 롯데쇼핑 제공


전자상거래(e커머스)업체 쿠팡과 식품업체 CJ제일제당의 마진율 갈등에 이어 롯데마트도 내년 납품단가 이견으로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의 일부 제품 발주를 중단했다. 쿠팡과 CJ제일제당의 협상은 해를 넘기면서 유통사와 제조사 사이의 줄다리기가 길어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달 19일부터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의 일부 제품에 대해 거래를 중단했다. 대상 역시 같은 날 거래를 멈췄지만 발주 중단으로 인한 불이익을 우려, 이틀 만에 거래를 재개한 뒤 협상을 하고 있다.



롯데마트·슈퍼 소싱 통합...제조사에 "낮은 쪽 가격 통일" 요구

유통 VS 제조 발주 중단 갈등. 그래픽=강준구 기자

유통 VS 제조 발주 중단 갈등. 그래픽=강준구 기자


이번 롯데마트 발주 중단 사태는 롯데쇼핑이 마트와 슈퍼 사업부의 분리된 코드를 하나로 합하는 과정에서 생겼다. 롯데쇼핑은 최근 경영효율화를 이유로 마트와 슈퍼의 소싱을 하나로 만들고 있다. 똑같은 제품이 마트와 슈퍼에 서로 다른 가격으로 납품되는 상황에서 롯데 측이 제조사를 향해 더 낮은 가격으로 통일해 납품해달라고 요구했고, 제조사들이 응하지 않으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마트와 쇼핑이 함께 소싱을 하면 물품 양도 많아지고 협력사에 대한 협상력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어 납품단가 통일을 추진 중"이라며 "제조사들과 협상은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롯데의 결정에 결국 따를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식품 제조업계 관계자 A씨는 "규모의 경제 때문에 마트와 슈퍼에 납품가가 다른 것은 당연하지만 이번엔 순전히 롯데가 정책을 바꿔서 상황이 온 것"이라며 "우리 입장에서는 무조건 싼 가격에 맞춰서 납품하라는 것은 따르기 쉽지 않지만 일부 손해를 보며 유통사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쿠팡-CJ제일제당 발주 중단 갈등은 장기화 조짐

마켓컬리(위)와 G마켓이 최근 CJ제일제당의 햇반과 비비고 상품 등에 대한 할인전을 오픈했다. 마켓컬리·G마켓 홈페이지 화면 캡처

마켓컬리(위)와 G마켓이 최근 CJ제일제당의 햇반과 비비고 상품 등에 대한 할인전을 오픈했다. 마켓컬리·G마켓 홈페이지 화면 캡처


한편 마진율을 둘러싼 쿠팡과 CJ제일제당의 갈등은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초부터 CJ제일제당의 햇반 전 상품과 비비고 만두, 김치 등 주요 제품에 대한 쿠팡의 발주 중단 사태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데, 양측 모두 물러서지 않고 있다. 쿠팡이 CJ제일제당 일부 상품의 발주를 끊자 SSG닷컴, 11번가 등 다른 e커머스 사이트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CJ제일제당 특별 할인전을 여는 등 첨예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최근 협상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두 회사 모두 서로를 헐뜯는 것은 자제하기로 합의했다. 쿠팡 측은 "두 회사는 서로 중요한 파트너이며 이번 논란은 논의 과정에서 나온 파열음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신뢰를 기반으로 잘 풀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앞으로도 되풀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과거에는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와 제조사의 갈등이 두드러졌다면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면서 무대만 온라인 시장으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식품 제조업계 관계자 B씨는 "CJ제일제당도 매출에서 쿠팡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척 크기 때문에 '슈퍼 갑'인 쿠팡을 상대로 파워게임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래도 다른 e커머스 업체 등 대체할 수 있는 채널이 늘어나고 플랫폼의 갑질을 뿌리 뽑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이 나오면서 제조사가 조금씩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은 과거와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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