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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해에는 더 많은 행복과 응원을 커피에 담아 전해드리겠습니다"...새해 맞은 '모녀 바리스타'의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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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해에는 더 많은 행복과 응원을 커피에 담아 전해드리겠습니다"...새해 맞은 '모녀 바리스타'의 다짐

입력
2023.01.11 12:0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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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20대 스타벅스 '모녀 바리스타' 새해 인터뷰
가족친화 기업문화 공로 인정 받아 올해 특별상 수상자로
母 "정년 채우고파"…딸 "진급으로 책임감 커져"

스타벅스에서 '모녀 바리스타'로 활동 중인 강현주(28·왼쪽) 바리스타와 배연주(57) 바리스타. 스타벅스 제공

스타벅스에서 '모녀 바리스타'로 활동 중인 강현주(28·왼쪽) 바리스타와 배연주(57) 바리스타. 스타벅스 제공


"새해엔 또 어떤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됩니다."


경력 단절 여성인 '리턴맘' 바리스타부터 몸이 불편한 장애인 바리스타까지. 전국 1,700여 개 스타벅스 매장을 책임지는 2만2,000여 명의 바리스타는 나이도 경력도 제각각이다.

이 중에서도 스타벅스에서 18년째 일하고 있는 배연주(57) 바리스타4년차 강현주(28) 바리스타의 사연은 조금 더 특별하다. 일하는 곳은 다르지만, 두 사람은 경기 하남시에서 알 사람은 다 아는 '모녀 바리스타'다. 특히 배씨는 스타벅스에서 국내 세 번째로 나이 많은 바리스타로 현장에서 딸 또래 동료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두 사람은 스타벅스에서 글로벌 커피 인증을 받은 전문가로, 지난달 매장에서 우수사원을 뽑는 '이달의 머그상'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18일에 열리는 '2023년 새해 파트너 오픈 포럼'에서는 가족친화적인 기업문화를 만든 공로를 인정 받아 특별상도 받을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스타벅스 아카데미에서 만난 두 사람은 새해를 맞이하는 소감으로 "올해는 또 어떤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며 "음료 한 잔이 누군가에겐 하루의 시작이나 일상의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는 만큼 늘 진심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력 단절' 주부에서 바리스타 된 엄마…엄마를 따라간 딸

스타벅스에서 '모녀 바리스타'로 활동 중인 배연주(57·왼쪽) 바리스타와 강현주(28) 바리스타. 스타벅스 제공

스타벅스에서 '모녀 바리스타'로 활동 중인 배연주(57·왼쪽) 바리스타와 강현주(28) 바리스타. 스타벅스 제공


두 사람은 같은 일을 하게 된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고 입을 뗐다. 원래 주부였던 배씨는 2005년 초등학생 딸을 학교에 바래다주고 들른 스타벅스 매장에서 공고문을 보고 바리스타에 지원했다. 앞서 일자리를 구하고 다녔지만 나이제한에 걸려 번번이 거절당했다. 배씨는 "커피업계에서 일한 경험도 없고 나이도 적지 않았는데도 뽑혀 감사한 마음으로 누구보다 성실히 일했다"고 돌아봤다.

강씨에겐 엄마가 일하던 스타벅스가 '동네 사랑방'이었다. 하교 후 친구들과 스타벅스에서 숙제하며 엄마의 퇴근을 기다리고는 했다. "어릴 적 추억의 대부분은 스타벅스와 함께였을 정도"로 친숙한 공간이라 취업 준비를 할 때 바리스타를 권했던 엄마의 제안을 듣고도 큰 고민이 없었다고 한다.

배씨가 바리스타로 일을 시작할 때는 메뉴가 적었으나, 지금은 훨씬 많아져 음료별 레시피를 외우는 게 보통 일이 아니란다. 강씨는 바리스타 교육을 받는 3개월 동안 엄마에게 시험 문제까지 받아가며 특별훈련을 받았다. 강씨는 "엄마가 동네에서 유명했기 때문에 혹시 누가 될까 봐 부담스러웠다"며 "엄마가 쉽게 외울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셔서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금은 강씨가 신입사원을 교육하는 '슈퍼바이저'가 돼서 엄마에게 배운 지식과 정보를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가끔은 엄마가 중년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들어주고 상급자 시선으로 고민 상담까지 해줄 정도로 성장했다.



손님에게 먼저 다가가는 바리스타로…

2018년 서울 종로구 한 스타벅스 매장 앞에서 시민이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지나가고 있다. 홍인기 기자

2018년 서울 종로구 한 스타벅스 매장 앞에서 시민이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지나가고 있다. 홍인기 기자


바리스타 일은 소중한 인연으로도 이어졌다. 배씨가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일할 때 매장을 즐겨 찾던 단골손님이 그를 보러 종종 하남 매장까지 오고는 한다는 것. 배씨는 "유모차를 끌고 혼자 오던 아기엄마가 안쓰러워 말을 걸다 보니 친해졌다"며 "그 아기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으니 귀한 인연"이라고 말했다. 고객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트면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을 인정받아 배씨는 올해 '모범 파트너'로 뽑혔다.

강씨도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본받아 친한 손님을 조금씩 늘려가는 중이다. 그는 "아직 나에겐 단골손님이 생긴다는 게 신기하고 특별한 경험"이라며 "요즘엔 자리를 비우면 무슨 일 있느냐고 물어오는 단골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커피 한 잔에 소소한 행복과 응원의 마음까지 담아 전할 수 있는 바리스타가 되겠다고 손을 맞잡았다. 배씨는 정년까지 활동하고 싶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서른아홉에 일을 시작해 벌써 50대가 됐지만 체력 관리를 잘해 오래 일하는 게 목표"라며 "또 바리스타로서 새로운 기회가 있다면 꾸준히 도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커피에 관심이 있다면 경력 단절 여성이라도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보라"는 격려의 말도 잊지 않았다.

강씨는 올해 부점장으로 진급하는 게 목표다. 그는 "어머니 못지 않게 이 일터는 내 인생에 소중한 일부분이 됐다"며 "동료들과 합을 잘 맞춰서 늘 웃음이 끊기지 않는 행복한 매장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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