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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투석 환자에게 꼭 필요한 '동정맥루 조성술'은?

입력
2022.12.28 22:26
수정
2022.12.28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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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콩팥병 환자가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만성콩팥병 환자가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60대 중반인 김씨는 최근 이유 없이 피로가 심하고 호흡곤란 증세가 심해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김씨는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만성콩팥병(만성 신부전)’ 진단을 받았다. 이에 따라 김씨는 병원에서 주 3회, 한 번에 4시간씩 혈액투석(透析)을 받기로 했다.

우리 몸의 노폐물을 거르고 항상성을 유지하는 콩팥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려워 콩팥 기능을 대신해 혈액 내 노폐물을 제거하는 혈액투석을 하거나 콩팥이식을 해야 한다. 콩팥이식은 이상적인 치료법이지만 대기자가 너무 많아 혈액투석을 할 때가 많다.

혈액투석은 몸에서 분당 200mL 이상의 혈액을 빼내고 걸러 다시 넣어주는 것이다. 일반적인 말초혈관은 이처럼 많은 양의 혈액을 이동하기 어려워 동맥과 정맥을 이어 혈관을 확장해 투석용 혈관을 만드는 ‘동정맥루(動靜脈瘻) 조성술(arteriovenous fistula operation)’을 시행한다.

동정맥루 조성술은 자가 혈관과 인조 혈관으로 시행할 수 있다. 자가 혈관의 평균 수명은 5~7년, 인조 혈관의 평균 수명은 3~5년이므로 일차적으로 자가 혈관을 이용한 수술을 고려한다. 수술 전 혈관 초음파검사로 연결하는 혈관을 확인하며, 본인의 혈관 상태가 좋지 않으면 인조 혈관을 사용한다.

조성빈 순천향대 부천병원 흉부심장혈관외과 교수는 “혈관 상태가 좋지 않은데 무리하게 자가 혈관으로 수술하면 조기 폐쇄로 재수술 위험이 있으므로, 미리 충분한 검사를 시행하고 의료팀과 상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동정맥루 조성술 시행은 신체 어느 부위에나 가능하지만 합병증 및 수명을 고려해 잘 사용하지 않는 팔부터 고려한다.

수술 후 감염 위험이 있으므로 동정맥루에 상처를 입히지 않도록 한다. 동정맥루가 막히거나 좁아질 수 있으므로 동정맥루를 만든 팔에서 혈압을 측정하거나 채혈하면 안 된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손목이 조이도록 하는 행동을 자제한다.

조성빈 교수는 “동정맥루 혈관을 손으로 만져보면 피가 빠르게 지나가는 진동을 느낄 수 있다”며 “아침저녁에 동정맥루에 피가 잘 흐르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조 교수는 “혹시 진동이 전보다 약해졌다면 의료팀과 상의해 조기 폐쇄 가능성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정맥루는 동맥과 정맥이 연결된 상태이므로, 동정맥루 조성술을 시행했다면 운동, 식단 조절 등을 통해 동맥과 정맥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팔을 펴고 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동작을 반복해 시행하면 좋다. 고혈압ㆍ당뇨병은 만성콩팥병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이상지질혈증 예방을 위해 음식을 싱겁게 먹고 고단백질 식사를 피하고, 당뇨병이 있다면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조성빈 교수는 “혈액투석 환자는 몸이 좋지 않아도 단순히 투석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길 때가 많다”며 “하지만 혈액투석 환자들은 단순히 콩팥 뿐만 아니라 심장을 포함한 전신이 나빠져 있을 가능성이 높기에 몸이 좋지 않으면 혈액투석하는 날이라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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