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항생제 처방률 줄었지만 영유아는 여전히 높아
감기에 걸렸을 때 항생제 처방률이 꾸준히 줄고 있지만 영유아에 대한 처방률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8일 발표한 '2021년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에 따르면 감기 같은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은 2020년 36.1%에서 지난해 35.1%로 감소했다. 2002년(73.3%)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줄었다.
그러나 나이가 어릴수록 항생제 처방률이 높았다. 특히 영유아는 어른보다 더 많이 처방받았다. 연령대별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은 영유아가 38.9%로 가장 높았다. 소아·청소년이 37.57%로 뒤를 이었고, 성인 35.85%, 노인 21.31%였다. 영유아 처방률은 2019년 이후 3년 연속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심평원은 "항생제가 과도하게 처방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급성상기도감염은 대부분 호흡기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라 세균성 질환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다. 감기는 보통 10일 안에 증상이 호전된다. 심평원은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은 오히려 항생제 내성과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유아의 경우 감기로 병원을 방문하는 횟수가 연평균 6.5회(2019년 기준)로 다른 연령대보다 2, 3배 높은 만큼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성인보다 약물에 대한 반응이 민감하기 때문이다. 영유아와 소아·청소년의 경우 부모가 항생제 처방을 요구할 수 있는데, 불필요한 항생제를 복용하면 정작 세균감염 질환에 걸렸을 때 항생제로 치료 가능한 부분이 줄어들 수 있다.
우리나라 항생제 처방량은 2019년 기준 23.7DID(인구 1,000명당 1일 항생제 사용량 단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7DID보다 여전히 높다. 은병욱 노원을지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감기에 항생제를 요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의료진도 필요한 경우에만 처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