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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봉 인근 주민 "가을부터 '웽' 소리 자주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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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봉 인근 주민 "가을부터 '웽' 소리 자주 들려"

입력
2022.12.28 21: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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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인기 침투 김포·파주 접경지 주민 목격담
이달 들어 상공에서 '웽' 소리 더 자주 들려

28일 오전 경기 김포시 애기봉 조강전망대에서 관광객이 북한 개풍군 해물선전마을을 바라보고 있다. 임명수 기자

28일 오전 경기 김포시 애기봉 조강전망대에서 관광객이 북한 개풍군 해물선전마을을 바라보고 있다. 임명수 기자


올가을부터인가 하늘에서 ‘웽~’ 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니까. 이달 들어서는 그 소리가 자주 들렸는데···.

경기 김포시 하성면 주민 이모씨

경기 김포시 하성면 가금3리는 북한 개풍군 해물선전마을이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애기봉 조강전망대를 끼고 있는 마을이다. 지난 26일 북한 무인기 침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김포와 파주의 접경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최근 이상 동향을 기억하는 목격담이 나왔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 가을부터 상공에서 '웽' 하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고 증언했다. 마을회관에서 만난 주민 이모(77)씨는 "'웽' 하는 소리가 처음 들릴 때는 우리 군이 드론을 띄워 항공촬영을 하나 싶었다"며 "최근 북한 무인기 뉴스를 보니까 '북에서 보낸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 정모(77)씨도 “나도 한강 하구와 가까운 파주 쪽에서 비슷한 소리를 들었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또 다른 주민은 "에이 저쪽(북한)에서 온 거면 우리 방공망이 뚫렸다는 건데. 설마”라며 무인기 침투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봤다.

무인기 침투에도 불구하고 그간 북한 도발을 여러 차례 목격한 주민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마을회관에 모인 주민들은 한목소리로 “북에서 미사일을 쏘든 무인기를 날리든 다 상관없다”며 “부모 때부터 이곳에 살아 와 별의별 일을 다 겪어 봤다. 일일이 신경 쓰면 여기서 못 산다”고 했다. "과거에는 북쪽에서 확성기를 크게 틀어 밤잠을 설쳤고, 어린 시절에는 명절 때 북에서 총을 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고 회상했다.

애기봉 평화생태공원과 조강전망대를 찾은 관광객들도 덤덤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가족과 함께 조강전망대를 찾은 최모(65)씨는 “북한이 무인기를 보냈다고 하는데 미사일도 대놓고 쏘는 북한”이라며 “다만 그걸 우리가 몰랐고 우리 군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건 좀 문제다”라고 말했다.

28일 오전 경기 김포시 애기봉 조강전망대 망원경으로 바라본 북한 개풍군 해물선전마을. 북한 주민(아래쪽 파란색 원)이 지게에 나무를 가득 채워 걸어가고 있다. 임명수 기자

28일 오전 경기 김포시 애기봉 조강전망대 망원경으로 바라본 북한 개풍군 해물선전마을. 북한 주민(아래쪽 파란색 원)이 지게에 나무를 가득 채워 걸어가고 있다. 임명수 기자

경기 파주시 최북단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안쪽 마을 주민들도 무인기 도발 소식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완배 통일촌 이장은 이날 "북한의 시도 때도 없는 도발에 접경지역 주민들은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며 "접경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도발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김동구 대성동마을 이장도 “북측이 다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 안타깝다”고 말했다. 파주 도라전망대와 제3땅굴, 임진각 곤돌라 등도 전날부터 운영을 중단하고 방문객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전날 새 떼를 무인기로 오인했던 강화군도 읍·면을 통해 이장들에게 83곳의 대피소 준비 태세 점검을 요청했다. 강화평화전망대도 임시로 휴장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5대 중 1대는 김포와 파주 사이 한강 중립수역으로 들어왔고, 나머지 4대는 파주와 강화 인근 상공에 머물다 되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임명수 기자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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