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암 환자 25만 명, 4년 만에 감소
위암·대장암 순위 바뀌고 6대 암 중 유방암만 증가
'삶에 가까운 질병'으로…고령 남성 암 발생률 40%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유행 첫해인 2020년 병원 이용이 줄며 신규 암 환자도 전년 대비 3.6% 감소했다. 다만 남성은 전립선암, 여성은 폐암 환자 비율이 늘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상위 3개 암 중에서는 위암과 대장암의 순위가 바뀌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28일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발표했다.
2020년 신규 발생 암 환자는 24만7,952명으로 2019년(25만7,170명)에 비해 9,218명(3.6%) 적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절반이 넘는 13만618명, 여성이 11만7,334명이었다.
"검사 늦어져 암 진행됐을 수도...관찰 필요"

1999~2020년 인구 10만 명당 암 발생률 추이. 보건복지부 제공
신규 암 환자 감소는 2017년 이후 처음이다. 갑상선암 과잉 진단 논란으로 암 환자가 줄어든 2015년을 제외하면 최근 10년간 감소 폭이 가장 큰 편에 속한다. 이는 코로나19 유행으로 병원을 덜 가 진단 검사도 덩달아 줄었기 때문이다. 신규 암 진료 환자 수는 전년보다 3% 감소했고, 암 검진 수검률도 49.6%로 6.2%포인트 낮아졌다.
그러나 암은 조기 발견이 중요해 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가 암 관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늦게 검진을 받으면 병이 진행된 뒤에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암 환자 추이를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로 암 진단이 줄면서 암 종별 발생 순위도 바뀌었다. 갑상선암(11.8%)과 폐암(11.7%)이 계속 1, 2위였지만 2019년 3위인 위암은 2020년 10.8%로 4위가 됐다. 4위였던 대장암은 11.2%로 한 단계 올라갔다. 위암은 보통 위내시경 검사로 발견하는데 코로나19로 내시경 검사를 받는 인원이 줄어든 게 이유다.

2020년 성별 암 종별 발생 순위. 국립암센터 제공
성별로 보면 남성의 암 발생은 폐암(16%)과 위암(13.7%)이 각각 1, 2위로 2019년과 같았고 4위였던 전립선암(12.9%)은 3위가 됐다. 여성은 유방암(21.1%), 갑상선암(18.5%), 대장암(9.7%)이 계속 1~3위였고 5위였던 폐암(7.9%)이 4위로 상승했다.
발생 빈도가 높은 상위 10개 암 가운데 위암은 전년 대비 감소 폭이 10.3%로 가장 컸다. 반면 췌장암(3.2% 증가)과 담낭 및 기타 담도암(0.3%)은 발생이 늘었다. 국가암검진사업 대상 6대 암(위암·대장암·간암·폐암·유방암·자궁경부암)의 장기 추세를 보면 유방암만 증가세다.
암 발생률 선진국보다 낮고 5년 상대 생존율은 71.5%

기대수명까지 생존 시 암 발생 확률. 국립암센터 제공
인구 고령화로 암은 '삶에 매우 가까운 질병'이 됐다. 2020년 암 유병자는 228만 명으로 전년보다 13만 명 증가했다. 국민 23명당 1명꼴로 유병자인 셈이다. 기대수명인 83.5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9%이고 남성(80.5세)은 5명 중 2명(39%)이다. 여성은 3명 중 1명(33.9%)으로 남성보다 낮다.
그래도 아직 암 발생률은 선진국보다 낮고, 암 환자의 생존율도 연장되는 추세다. 한국인 10만 명당 암 발생률은 262.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00.9명보다 낮다. 최근 5년간 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1.5%로, 10년 전보다 6%포인트 상승했다. 폐암, 간암, 위암은 10%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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