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백택시' 1년 만에 점유율 10~15%
호출 비용 없고 지역화폐 결제 땐 환급
대구서도 ‘대구로택시’ 출범 초반 호응
가입택시 확대·배차성공률 높이기 분주
"카카오 물량공세 맞설 대책 마련 필요"
카카오모빌리티가 90% 이상 독점하고 있는 국내 택시호출 플랫폼 서비스에 부산과 대구 등 주요 대도시에서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카카오 독점으로 빚어진 택시업계와 승객의 불만이 공공 플랫폼 수요의 주된 이유로 꼽히고 있어, 지자체 택시의 돌풍이 택시업계에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1년 만에 90% 이상 가입 동백택시
택시호출 공공 애플리케이션(앱)의 성공 가능성이 엿보이는 곳은 부산이다. 10일 부산시에 따르면 2021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부산지역 택시호출 서비스인 ‘동백택시’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만1,500여 대가 가입했다. 부산 택시 2만3,000여 대 중 90% 이상이다. 동백택시 앱에 가입한 시민도 50만 명이 넘는다. 부산시민 6명 중 1명은 동백택시 앱을 이용한다는 얘기다. 동백택시를 통한 하루 평균 호출 건수는 1만 건 정도다.
부산시 관계자는 "도입 1년 만에 택시호출 서비스 시장의 10~15%가량을 점유하고 있다”면서 “승객이나 기사 모두에게 호출 비용이 없는 데다 승객이 지역 화폐로 결제하면 5% 환급해 주고 있어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북 익산의 '다이로움택시'는 광역단체가 아닌 기초단체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6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1,413대의 지역 택시 중 1,212대 이상이 가입했다. 호출 횟수도 일평균 8,000건에서 겨울에 접어들면서 9,000여 건까지 증가했으나 택시가 부족해 서비스가 공급되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고객 대부분이 앱을 통해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데 아직 앱 이용률이 30%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공공택시 앱 사용을 위한 홍보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익산 이어 대구도 출범...전주도 올해 안 목표
부산과 익산의 성공에 다른 지역도 자극을 받기 시작했다. 대구에선 지난달 22일 ‘대구로택시’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구로택시 자체 앱 이외에 대구시민 30만 명이 이용하는 공공 배달앱 ‘대구로’에서도 택시호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열흘 만에 대구 전체 택시 1만4,000여 대 중에서 37%에 해당하는 5,300대가 가입했다.
이밖에 3,738대의 택시가 있는 전북 전주도 법인별로 개별 운영 중인 택시호출 통합서비스를 위한 예산 6억 원을 확보해 올해 안에 공공 앱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지자체의 택시호출 앱이 큰 호응을 얻은 이유는 카카오 독점에 따른 문제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카카오 등 대기업이 택시호출 서비스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택시업계는 수수료 부담이 크고, 이용객은 택시비용 절감이 힘들다”면서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역 택시호출 서비스를 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카카오 먹통 사태로 호출 콜을 받지 못한 시민들이 피해를 입으면서 독점에 따른 폐해를 절감했다.
부산과 익산의 택시호출 공공앱이 연착륙한 배경에는 가입 택시 확대에 따른 높은 배차성공률도 한몫을 했다. 2021년 11월 출범한 인천 'e음택시'는 1년간 지역 택시의 43%정도만 가입했고, 평균 배차 성공률도 36.3%에 불과해 기대만큼 도약하지 못했다.
지자체는 향후 카카오의 물량 공세를 막아내기 위한 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동백택시는 지역 소주업체인 대선주조 영업망을 활용해 번화가 주점이나 식당을 찾은 손님들에게 할인 쿠폰을 주면서 홍보에 나섰다. 부산시 관계자는 "택시 배차율과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출퇴근이나 심야시간 운행을 많이 하는 기사에게 상금을 주거나, 일정한 마일리지에 도달하는 기사에게 상품권과 차량용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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