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전취재본부 선정
2022년 임인년 한 해 중원 지역은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다. 전국적 시선을 끈 사건이 많았고, 경사가 겹으로 일어났다. 어려움도 많았지만 궁극적으로는 국토 균형발전과 중원 부흥의 기틀을 다진 시간이기도 했다. 한국일보 대전취재본부는 올해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 강원에서 일어난 일 중 7대 뉴스를 선정했다.
1. 충청권 2027 세계대학경기대회 유치
충청권 4개 시도가 똘똘 뭉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를 제치고 2027년 세계대학경기대회(WUGㆍ옛 유니버시아드대회) 개최 도시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11월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타전됐다. 150개국에서 1만5,000여 명의 선수가 방문하는 대회로, 충청권에서 이 같은 국제대회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2조7,000억 원으로 추산된 경제적 파급효과에 힘입어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전국 최하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스포츠 기반 시설의 확충이 예정된 만큼 지역 주민들의 스포츠 향유 기회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충청권은 내년 상반기 중에 2027 WUG 조직위원회를 꾸려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국내서는 처음 추진되는 ‘대회 공동 개최’ 특징을 살려 가성비 높은 국제 대회 모델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2. '대박' 세계지방정부연합 대전 총회
대전시가 10월 10~14일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대전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144개국, 546개 도시에서 온 시장들과 국제협력 담당자 등 1,300여 명을 포함해 국내 유학생, 지자체 관계자 4,700여 명 등 모두 6,200명이 참석했다. UCLG 사상 최대 규모의 행사로 기록됐다. 대전시는 또 UCLG 총회 처음으로 개최 도시 이름을 딴 공식 트랙(대전 트랙)을 구성해 과학도시로서의 대전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개막식에서 “지방정부가 국제무대 주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힘을 실었고, 이장우 대전시장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최초로 UCLG 회장에 당선됐다. 대전시는 성공적 총회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과학도시연합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3. 대통령 제2 집무실 설치 확정
정부가 2027년 상반기에 대통령 제2 집무실을 세종에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확정, 8월 28일 발표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특별자치시를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격상시키겠다는 대통령 공약에 따른 것이다. 2004년 신행정수도 위헌결정 이후 처음으로 ‘행정수도’라는 표현이 사용되면서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동력으로서 세종시의 기능과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7년 상반기의 완공 시점과 대통령 임기를 고려하면 윤석열 대통령의 ‘1박 2일 세종 근무’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개방성과 정부세종청사와의 연계성에 방점을 두고 집무실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세종시도 지방시대를 천명한 정부와 호흡을 맞춰 행정수도를 넘어선 대한민국 미래전략수도로서 세종의 입지를 굳힌다는 각오를 밝혀놓고 있다.
4. 단체장 모두 바꾼 6ㆍ1선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단체장 5명이 모두 여당 인사로 바뀌었다. 대전시의 경우 국민의힘 소속 이장우 시장이 염홍철 권선택 시장에 이어 허태정 시장까지 이어졌던 더불어민주당의 질주를 막았고, 세종시장 선거에서는 3선 도전에 나선 민주당 소속의 이춘희 시장을 국민의힘 소속 최민호 시장이 꺾었다. 충남지사는 민주당 소속의 양승조 지사에서 여당 소속 김태흠 지사로 바뀌었다. 충북지사 선거에서는 여당 소속 김영환 지사가 노영민 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강원지사 자리에도 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지사가 이광재 민주당 후보를 이기고 도정 운전대를 잡았다. 17개 시도 중 12곳에서 국민의힘이 이기면서 ‘중앙권력에 이어 지방권력도 재편됐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그 중심엔 모든 자리를 국민의힘으로 바꾼 중원이 있었던 셈이다.
5. 금융시장 흔든 레고랜드 사태
10월에 국내 채권시장에 충격파를 안긴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했다. 김진태 강원지사가 9월 28일 "이 사업을 추진한 특수목적법인인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회생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시장이 묘하게 움직였다. 일각에선 레고랜드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강원도의 보증채무 2,050억 원을 회피하려는 의도로 받아들였다. 실제 10월 5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부도 처리되면서 우려는 현실이 됐다. 국가 다음으로 신용도가 높은 지자체의 보증도 믿을 수 없다는 메시지가 금융시장으로 발신되면서 다른 대기업도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 지사가 국가적인 혼란을 불렀다는 주장과 레고랜드 사업은 애초 불평등 계약으로 문제가 됐던 만큼 최문순 전 지사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반론이 맞선다.
6. 21년 만에 검거된 권총 강도
8월 25일 국민은행 권총 강도 살인사건 피의자 이정학(51)·이승만(52)이 검거됐다. 2001년 12월 21일 사건이 발생한 지 7,553일 만이다. 사건 해결은 경찰의 끈질긴 집념과 발전된 과학수사 덕분이었다. 장기미제사건팀을 꾸려 수사를 이어오던 경찰은 범행 차량 안에 남아 있던 손수건 등 유류물의 DNA가 충북 한 게임장에서 나온 유류물 DNA와 일치한다는 조사결과를 2017년 10월 받았다. 이를 토대로 5년여간 수사를 벌인 끝에 피의자들을 검거했다. 이정학은 경찰 조사 과정부터 재판이 진행 중인 현재까지 줄곧 "권총을 쏴 은행 직원을 살해한 것은 이승만"이라고 진술하는 반면, 이정학은 "권총을 쏘지 않았다"고 부인하는 등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그렇지만 "범인은 언젠가 잡힌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7. ‘8명 사상’ 대전 현대아울렛 화재
9월 26일 오전 7시 45분쯤 대전시 유성구 관평동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불이 나 7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는 참변이 발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3개월여 만에 화재 원인을 당시 지하주차장에서 하역 작업을 하던 1톤 화물차의 배기구가 과열되면서 주변 종이박스에 불이 붙어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결론 냈다. 특히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와 옥내소화전 등 초기 진화에 필수적인 소방설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쇼핑몰의 시설은 지어진 지 채 2년이 안 된 시설이었다. 소방설비 문제가 확인되면서 경찰 수사는 현대백화점 본사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될 가능성도 크다. 지금까지 유통 분야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 예는 없다. 재개장 시기는 내년 하반기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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