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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전당대회

입력
2022.12.28 18: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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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건희사랑 대표였던 강신업 변호사가 내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다. 사진은 지난 8월 강 변호사가 서울구치소 앞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고발장을 들고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건희사랑 대표였던 강신업 변호사가 내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다. 사진은 지난 8월 강 변호사가 서울구치소 앞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고발장을 들고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내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극우·친여 유튜버 출마자로 넘칠 듯하다.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의 전 대표이자 강신업TV 운영자인 강신업 변호사는 일찌감치 당대표 선거에 나설 뜻을 밝혔고, 가로세로연구소 김세의 대표도 최고위원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구독자 147만 명의 신의한수 신혜식 대표도 최고위원 출마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흥행에는 도움이 될 것”이고 “(인기와 득표는) 차이가 있다”고 평했는데 그렇게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 “개인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전당대회를 이용”할까 우려된다는 조해진 의원 말마따나 선거는 ‘영업’의 기회가 된다. 1987년 13대 대선부터 출마를 시도했던 하늘궁 총재 허경영씨는 2022년 대선 때 28만여 표(0.83%)를 얻었다. 그가 신도들에게 수백만 원짜리 축복과 백국(천국) 티켓을 팔고 억대의 헌금을 빨아들이는 것이, 선거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이미지를 세탁한 것과 무관할 수 없다. 국가혁명당 이름으로 전국에 후보를 낸 2020년 총선에선 선거비용보전금 14억 원, 여성추천보조금 8억4,200만 원을 챙겼다.

□ 정치와 종교를 결합시켜 체급을 높인 또 다른 이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다. 그가 대선 전 반(反)문재인 광화문 집회를 주도하면서 신도 기반이 전국으로 확장됐고 후원금 또한 곳곳에서 들어왔다. 재개발이 예정된 교회 철거를 지지자들이 불침번을 서 가며 막은 끝에 재개발 보상금을 감정가(82억 원)의 6배가 넘는 500억 원으로 올렸다.

□ 일각에선 당원투표 100%를 반영하기로 한 새로운 전당대회 룰이 유튜버의 정당정치 진입을 본격화했다고 진단한다. 아무래도 당심은 민심보다 강성이라 극우 성향에 사이다 발언이 능숙한 유튜버들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선은 쉽지 않겠지만 정당 선거가 유튜버 경쟁의 장이 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다. 국민의힘도 극우 이미지로 회귀할 우려가 있다. 결국 '남는 장사'는 구독자와 후원금을 늘린 유튜버 출마자 몫이 아닐까.

김희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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