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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복 "10년 작업한 '대하 사회학'···삶의 의미를 묻는 시대에 꼭 필요"

입력
2022.12.30 04: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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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술-학술 부문 수상작] '한국 사회학의 지성사' 저자 정수복

'한국 사회학의 지성사'로 제63회 한국출판문화상 저술-학술 부문을 수상하게 된 정수복 박사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김영원 인턴기자

'한국 사회학의 지성사'로 제63회 한국출판문화상 저술-학술 부문을 수상하게 된 정수복 박사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김영원 인턴기자

"200자 원고지 7,500매 분량으로 10년에 걸쳐 작업한 결과물이다 보니 저는 이 책을 '대하 사회학'이라고 부릅니다. 출간을 못 할 뻔한 위기도 여러 번 겪었는데 그간의 마음고생이 눈 녹듯 사라지는 기분입니다."

제63회 한국출판문화상 저술-학술 부문 수상 도서로 선정된 '한국 사회학의 지성사'의 저자 정수복(67) 박사는 대학이나 조직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적 사회학자'다. 그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사회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 박사는 올해 초 펴낸 '한국 사회학의 지성사'를 쓸 수 있었던 배경으로 '강단 밖 이방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들었다. 학계 인맥에서 자유로워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못한 한국 사회학 70여 년의 계보를 정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서의 수상 도서 선정 소식에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로 한걸음에 달려온 정 박사는 "한국 사회학의 전통을 만들어 세계적 사회학으로 발돋움하는 도약대가 되길 바랐다"고 집필 동기를 밝혔다.

'한국 사회학의 지성사'로 제63회 한국출판문화상 저술-학술 부문을 수상하게 된 정수복 박사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김영원 인턴기자

'한국 사회학의 지성사'로 제63회 한국출판문화상 저술-학술 부문을 수상하게 된 정수복 박사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김영원 인턴기자

'한국 사회학의 지성사'는 '한국 사회학과 세계 사회학' '아카데믹 사회학의 계보학' ‘비판사회학의 계보학’ '역사사회학의 계보학' 총 4권의 구성이다. 1946년 서울대 사회학과 개설로 시작된 한국 사회학의 역사를 사회학자 11명의 삶과 학문세계를 통해 조망한다. 아카데믹 사회학의 대표 학자 이상백 배용광 이만갑 이해영 김경동, 비판 사회학을 대표하는 이효재 한완상 김진균, 역사 사회학을 전개한 최재석 신용하 박영신의 학문적 업적을 평전 형식으로 담았다. 지난 10년간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에서 매일 3시간씩 자료를 수집하는 게 루틴이 됐다. 참고문헌만도 2,000여 개, 각주가 7,200개에 이른다.

정 박사는 전기적 접근 방식으로 저술한 이유에 대해 프랑스 유학 시절 지도교수였던 프랑스 사회학의 거장 알랭 투렌의 '행위자 중심 사회학 이론'으로 답을 대신했다. "사회의 정치·구조적 조건이 인간을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아닌 행위자가 어떻게 구조를 움직이는가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인물 중심 전개여서 깊이가 부족하다는 일부 심사위원의 의견을 전하자 "학술지 게재 논문이 아닌 일반 독자까지 아우르는 저서 출간은 오히려 전기적 접근에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학은 내 삶의 의미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줄 수 있어 정신적 성숙이 필요한 이 시대에 꼭 필요하다"며 "사회학은 사회학자만 알기엔 너무 아까운 학문"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책은 사회학을 포함해 인문·사회과학을 포괄한 '근현대 학문의 지성사'로, 이미 집필을 끝냈다.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의 문학 세계에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미친 영향을 분석한 책도 쓸 계획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남들이 가지 않은 고유의 길을 가라고 했죠. 교수로 임용되지 못했지만 자유로운 '이방인'으로서 창조적 사회학을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학교 밖에서도 학자의 진리 탐구가 가능함을 후배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습니다."

정수복 지음. '한국 사회학의 지성사(4권)'

정수복 지음. '한국 사회학의 지성사(4권)'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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