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밀집지역, 투기 덜한 곳 풀릴 듯"
규제 풀어도 요지부동... 거래 늘지 미지수
부동산시장 연착륙을 위해 정부가 내달 예고한 규제지역 해제 지역으로 서울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구)'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시장은 예상대로 풀리더라도 거래가 늘긴 어렵다고 전망한다.
26일 현재 남아 있는 규제지역은 서울과 경기 과천,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 등이다. 국토교통부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날 "규제지역 해제 조치는 내년 1월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내달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를 열어 해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윤석열 정부는 올해 들어 6월과 9월, 11월 3차례 주정심을 통해 규제지역을 해제했다. 주정심이 통상 6개월에 한 번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의 규제 완화 속도가 빨랐지만 서울만큼은 남겨 두고 있었다. 주택시장 침체가 더욱 가팔라지면서 결국 한 달 만에 또다시 규제지역 해제가 예고됐다. 이에 따라 서울 일부 자치구도 이번에 풀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이 해제를 점치는 지역은 '노도강'이다. 집값이 크게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투기 수요가 비교적 많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부동산원의 지난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노원구의 올해 누적 변동률은 -10.94%로 서울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다. 도봉구는 -10.72%로 뒤를 이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을 제외하고 서울 강북권의 자치구가 많이 풀릴 것"이라며 "노도강은 반드시 포함되고, 은평구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외곽 지역에 이어 수도권, 지방 순으로 규제가 생긴 만큼 해제는 그 반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도 "중저가 밀집지역인 데다 투기 수요도 덜한 노도강이 먼저 풀릴 것"이라며 "아직 집값이 비싼 과천이나 판교가 있는 성남 분당은 최우선 순위까지는 아니고 하남, 광명부터 풀릴 듯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정부의 조치로 당장 거래가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규제 해제 발표 후 잠깐 물건을 보러 온 사람들이 있었지만 거래가 있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해제가 유력한 노원구의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김모(60)씨는 "한 달에 한 건 거래가 있으면 다행일 정도로 시장이 잠잠하다"며 "규제가 풀리면 좋겠지만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인만 소장은 "규제지역을 푼다고 해도 금리 인상이 계속되는 상황이라 시장이 활성화하긴 쉽지 않다"며 "정부 입장에선 일단 빗장을 최대한 풀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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