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지침 개정... 26일부터 통관 허용
법원 "사적 영역", 부분 합체에 속수무책
지난해 2월 서울의 한 리얼돌 수입업체 물류창고에서 직원이 상품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전신형 리얼돌’ 수입이 가능해졌다. ‘사적 영역’이라는 법원 판단에 따라 관세청이 '리얼돌=음란물'이라는 기존 판단을 번복하면서다. 다만 미성년 형상이거나 특정 인물을 닮은 리얼돌은 들여오지 못한다.
26일 관세청은 법원 판결을 반영해 개정한 ‘리얼돌 수입통관 지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신형 리얼돌의 통관이 이날부터 허용된다. 전부 다 되는 것은 아니다. 미성년이나 특정인 형상은 계속 수입이 금지된다. 미성년 리얼돌 여부는 길이와 무게, 얼굴, 음성 등 전체 외관과 신체 묘사 등을 종합 고려해 판단한다. 수입 리얼돌에 온열ㆍ음성ㆍ마사지 등 전기제품 기능이 포함돼 안전성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도 통관이 보류된다. 리얼돌은 사람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이다.
관세청의 방침 변경에는 법원 판결이 결정적이었다. 그간 관세청은 리얼돌을 음란물로 보고 관세법을 적용해 통관을 보류해 왔다. 이에 수입업자들이 이를 취소해 달라며 세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대부분 업자 손을 들어줬다. 사적 영역에 대한 국가 개입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게 핵심 이유였다. 48건의 소송에서 관세청 패소가 확정된 경우가 19건, 패소 취지의 법원 조정 권고가 18건이었고, 관세청 승소는 2건에 불과했다.
전신형 허용에는 여러 부분을 따로 들여와 합체하는 편법에 속수무책이라는 한계 인식이 작용했다. 관세청은 법원 판결을 반영해 6월 말부터 전신이 아닌 신체 일부를 묘사한 제품의 통관을 허용했다. 그러나 반신형을 따로 수입한 뒤 이를 합쳐 전신형으로 유통할 수 있는 만큼 전신형 리얼돌 수입을 금지해 봐야 별 소용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다만 미성년 리얼돌 통관 보류 취소 소송에서는 관세청이 승소했고 미국과 영국, 호주 등에서 미성년 리얼돌 유통이 규제되고 있다는 사실 등을 고려, 미성년 리얼돌은 앞으로 계속 수입을 막기로 결정했다. 관세청은 “법원 판결 외에 국무조정실과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 의견 수렴 결과 등도 결정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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