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물량, 2014년 이후 가장 적어
건설경기 악화 전망에 분양 미뤄
"공급 줄면 회복기 집값 급등 우려"
25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아파트. 연합뉴스
내년 건설사 분양 물량이 올해보다 38% 감소한 25만 가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미분양 우려로 건설사들이 사업 계획을 세우지 못하거나 분양 계획을 미루는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위 내 민간 건설사 분양 계획을 조사한 결과, 내년 전국 303개 사업장에서 25만8,003가구의 민영아파트(임대 포함)가 나올 예정이다. 분양 시점, 지역이 확정되지 않은 5만여 가구를 제외한 것으로, 이를 포함해도 올해 계획 물량(41만6,142가구) 대비 38% 줄었다. 내년 계획 물량은 2014년(20만5,327가구)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건설사들이 올해 계획한 분양을 내년으로 미루면서 1분기에 물량이 몰렸다. 서울에서는 동대문구 이문1구역(3,069가구), 송파구 잠실진주재건축(2,678가구) 등이 내년으로 밀렸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주요 지역 분양도 흥행에 실패하면서 공급 계획을 최대한 미루거나 분양 목표를 낮춰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계획물량의 73%인 30만4,142가구가 분양됐다.
내년엔 △1분기 8만2,001가구 △2분기 5만5,577가구 △3분기 3만9,270가구 △4분기 3만6,747가구 등 갈수록 물량이 줄어든다. 아직 분양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물량은 4만4,408가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11만6,682가구, 지방 14만1,321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수도권에서는 경기가 7만521가구로 가장 많고, 서울 2만7,781가구, 인천 1만8,380가구로 집계됐다. 지방은 부산 2만7,661가구에 이어 대구 1만5,435가구, 경남 1만4,656가구, 충남 1만4,442가구 순이었다.
시장은 건설 경기가 내년에 더 악화한다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환경이 부정적인 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더해져 미분양 주택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내년까지 건설 경기 하강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급 물량이 급감하면 과거와 같이 경기 회복기에 집값이 급등하는 부작용이 날 수 있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 부문에서 민관공동방식 등으로 주택 건설을 늘리고, 민간이 확보한 땅에 팔리지 않는 분양 아파트 대신 수요가 많은 임대주택을 건설하도록 정책을 보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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