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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박동 리듬 깨진 ‘부정맥’, 최근 5년 새 27% 급증…운동 등 건강 수칙 잘 지켜야 예방

입력
2022.12.26 17:2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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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서 듣는다] 윤창환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윤창환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부정맥 환자가 최근 5년 새 27% 정도 늘어나고 있기에 질환의 조기 진단과 예방을 위한 정부 차원의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윤창환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부정맥 환자가 최근 5년 새 27% 정도 늘어나고 있기에 질환의 조기 진단과 예방을 위한 정부 차원의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부정맥(不整脈ㆍarrhythmia)은 심장박동이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느리거나 또는 간헐적으로 불규칙하게 뛰는 등 정상에서 벗어나는 질환이다. 부정맥 진료 환자는 2017년 35만 명에서 2021년 44만3,000명으로 27%가량 증가했다.

문제는 한국인 사망 원인 2위가 심장 질환인데 그중 갑작스런 사망이 발생하는 돌연사의 80~90%가 부정맥 때문이다. 또한 심방세동(心房細動ㆍatrial fibrillation) 같은 부정맥은 간헐적으로 발생하거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모르고 지내다가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심부전(心不全)이 생기거나 뇌졸중으로 악화할 때가 많아 위험하다.

‘심장 질환 치료 전문가’ 윤창환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를 만났다. 윤 교수는 “부정맥 환자가 최근 5년 새 27% 정도 증가할 정도로 크게 늘었는데, 예방과 조기 진단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진단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정맥과 심방세동을 설명하자면.

“심장박동은 심장 위쪽 대정맥과 우심방 접합부에 있는 ‘동방결절(洞房結節ㆍsinoatrial node)’에서 분당 60~100회 정도로 생성되는 전기 신호에 의해 심방ㆍ심실이 규칙적으로 수축하면서 발생한다. 그러나 심장박동이 너무 느리거나(서맥) 너무 빠른(빈맥) 또는 불규칙적이면 부정맥이라고 한다.

부정맥 가운데 '심방세동'은 심방에서 불규칙적인 전기 신호가 발생해 심장박동 규칙성을 소실시키는데, 심장 기능 저하(심부전) 원인이고 심방에 혈전을 만든 뒤 뇌혈관을 막거나 터지는 뇌졸중을 일으킨다. ‘심실세동’과 ‘심실빈맥’은 발생하면 돌연사할 위험이 매우 높은 부정맥이다.

부정맥은 동방결절 기능이 떨어지거나 심장 전기 회로나 심방ㆍ심실 심장근육 퇴행으로 발생한다. 대표적인 발병 위험 인자는 노화ㆍ고혈압ㆍ관상동맥 질환ㆍ심부전ㆍ잦은 음주 등이다. 특히 65세 이상이거나 여성은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 위험군이기에 검진으로 심방세동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심방세동이 심부전과 뇌졸중 원인이라면 조기 진단이 중요한데.

“심방세동 같은 부정맥을 겪는 환자는 가슴이 두근거리며 심장이 빨리 뛰거나 불규칙하게 뛰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증상이 있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심전도 검사를 해야 한다. 일반 심전도 검사에서는 부정맥이 진단되지 않을 수도 있어 ‘24시간 심전도 검사’를 시행했다. 그런데 최근 ‘스마트 워치’로 평소 관련 증상이 있을 때 심전도를 확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전문의에게 진료 시 진단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본인이 모르게 지나가는 부정맥은 진단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한 것이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기’다. 가슴에 반창고 크기의 가벼운 기기를 부착하면 14일까지 심장의 전기 활동을 기록할 수 있어 기존 방법으로 진단하기 어려운 부정맥을 정확히 진단한다.

이 밖에 몇 달에 한 번씩 나타나는 부정맥 등은 피부 밑에 삽입한 ‘이식형 심전도 기록기(implantable loop recorderㆍILR)’로 진단한다. 이처럼 새로운 진단 기술이 도입돼 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부정맥을 진단할 수 있게 됐다.”

-부정맥 치료ㆍ관리를 어떻게 하나.

“부정맥 종류와 증상 발현 빈도, 위험도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는 약물로 심장의 전기 활동을 조절하거나 비정상적인 전기 회로를 절제하는 카테터 시술이나 심장 수술을 한다. 이 밖에 심장박동이 느리면 규칙적인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박동기를 몸속에 삽입하기도 한다. 그러면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할 때 자동으로 감지한 후 전기 충격(除細動)을 가해 이를 멈추게 한다.

다만 심방세동이라면 혈전을 예방하는 약물로 부정맥 치료와 병행한다. 뇌졸중 위험이 크지 않다면 아스피린 등 혈소판 기능을 억제하는 약물로 치료하고 위험이 크다면 혈액 응고를 억제하는 와파린이나 ‘최신 경구용 항응고제’로 불리는 노악(NOACㆍNon-vitamin K Antagonist Oral Anticoagulant)을 투여한다.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약이 적절한지, 부정맥이 재발하지 않는지, 몸속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등 정기적으로 검사해야 한다. 아울러 꾸준한 유산소운동을 통해 심장 건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부정맥 환자들에게 조언한다면.

“부정맥도 심장 질환이다. 따라서 건강한 심장을 위해서는 일반적인 건강 수칙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금연ㆍ금주ㆍ정기적인 운동 등 잘 알려진 건강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아울러 관련 증상이 있거나 부정맥 진단을 받으면 근거 없는 건강식품이나 대체 치료에 의존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치료하는 것이 건강 장수하는 방법이다.”

-정부 차원에서 부정맥을 치료ㆍ관리하는데 필요한 점은.

“정부 차원에서 부정맥 치료와 관리 효과가 입증된 것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수천만 원에 달하는 ‘삽입형 제세동기’가 필요한 중증 부정맥 환자에게 건강보험을 적용해 혜택을 받고 치료받을 수 있다. 이 밖에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기’도 최근 건강보험 수가가 확정돼 필요하다면 제한적이지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부정맥과 심방세동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뇌졸중ㆍ심근경색ㆍ심정지 등을 일으키는 위험 질환이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암 검진 사업처럼 사회적 논의를 거쳐 정부 차원의 부정맥 조기 진단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

이 밖에 부정맥 진단을 위한 새로운 기술 발전으로 ‘스마트 워치’로부터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 등 부정맥 진단의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기에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가 필요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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