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에 다시 ‘아산 우리은행 천하’가 열렸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출신 대형 신인 키아나 스미스(23)를 품은 용인 삼성생명도,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킨 부산 BNK도, ‘국보 센터’ 박지수(24)가 돌아온 디펜딩 챔피언 KB스타즈도 적수가 되지 못했다.
2022~23시즌 여자프로농구는 우리은행의 독보적인 1강 체제다. 개막 후 16경기 동안 패한 건 11월 12일 삼성생명전(74-85) 딱 한 번뿐이다. 이후 12경기를 내리 모두 이겨 15승 1패로, 2위 삼성생명과 4.5경기 차(22일 기준) 단독 1위다. 우리은행이 12연승을 질주한 건 2016년 11월 30일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국가대표 간판 포워드 김단비(32)가 합류한 우리은행은 개막 전부터 우승 후보로 꼽혔다. 여자프로농구 최고 명장 위성우 감독의 지휘 아래 ‘빅맨’을 제외하고 모든 포지션에 박혜진(32), 박지현(22), 김정은(35) 등 국가대표 라인업을 갖췄기 때문이다. 개막 전부터 선수들의 사기도 하늘을 찔렀다. 김단비는 “(박)혜진 언니와 최우수선수상(MVP) 경쟁을 펼칠 것 같다”며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실제 우리은행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특히 공격과 수비의 완벽한 조화가 돋보였다. 평균 팀 득점(74.1점)과 어시스트(20.8개), 3점슛(9개) 등 공격 부문과 실점(57.4점), 블록슛(3.4개) 등 수비 부문에서 전체 1위다.
선수 개인 면면을 봐도 모두 제 몫을 충분히 하고 있다. 올해 최고 연봉인 4억5,000만 원을 받는 김단비는 16경기 전 경기를 뛰며 평균 18.19점(3위) 8.88리바운드(2위) 6.5어시스트(2위), 1.25블록슛(1위) 등 개인 기록 전 부문에 걸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여자프로농구연맹(WKBL)이 집계한 팀 공헌도 역시 1위다.
우리은행 왕조를 이끌었던 가드 박혜진과 베테랑 포워드 김정은은 직전 시즌보다 전체적인 기록이 저조하지만 기량만큼은 같은 포지션에서 따라올 자가 없다. 다만 발바닥 부상으로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한 박혜진의 공백이 아쉽지만 박지현이 있어 크게 우려되지 않는 분위기다.
박지현은 22일 KB스타즈전에서 개인 최다 어시스트(10개)를 배달하는 등 경기를 안정적으로 조율했다. 칭찬에 인색한 위성우 감독이 박지현의 경기 리딩에 크게 만족할 정도였다. 이번 시즌 박지현은 공격력(14.44점)이 한결 날카로워졌고, 시야도 넓어져 한 시즌 개인 최다 어시스트(5.13개)를 기록하고 있다. 볼 없는 움직임이 좋은 최이샘(28)의 알토란 같은 활약도 우리은행 상승세를 지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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