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6시 24분~8시 12분 양방향 통행 중단
집중투입 시간 늘렸지만 교통대란
한파·차량 노후화 등 영향 끼친 듯
23일 오전 서울지하철 3호선 선로에서 화재가 발생해 열차 운행이 1시간 넘게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체감온도가 영하 22도까지 떨어진 엄동설한에 시민들은 교통대란까지 겪어야 했다. ‘7호선 단전’과 ‘1호선 이상 정차’ 등 최근 서울 곳곳에서 사고가 잇따르면서 서울지하철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24분쯤 3호선 무악재역과 독립문역 사이 터널 내 선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공사 관계자는 “승무원이 연기 발견 후 소화기로 자체 진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해 소방에 신고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인력 69명과 차량 17대를 동원해 오전 7시 54분 화재를 모두 진압했다.
이 사고로 3호선 약수역부터 구파발역 구간 양방향 운행이 중단됐다가 1시간 50분 후인 8시 12분쯤 재개됐다. 공사와 서울시가 3호선 지하철 및 373개 모든 시내버스 노선의 집중 배차 시간을 오전 10시까지 1시간 연장했지만 혼잡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오전 9시가 돼서야 가까스로 무악재역에서 지하철을 탑승한 홍영한(47)씨는 “구파발역에서 버스를 타고 오다가 운행이 정상화됐단 소식을 듣고 지하철로 왔다“며 “버스에도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일부러 몇 대는 보냈다”고 토로했다.
서울 지하철 사고가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다. 전날 오후엔 건대입구역을 지나던 7호선 열차의 전기공급이 끊겨 청담역부터 태릉입구역 구간 양방향 운행이 2시간 가까이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15일 퇴근길엔 코레일이 운영하는 1호선 천안 방면 급행 전동 열차가 한강 철교 위에서 멈추면서 500명이 2시간 넘게 갇혔다. 19일과 21일엔 각각 7호선과 3호선 출입문이 고장 나 승객들이 하차하는 불편을 겪었다.
연일 이어지는 한파가 잦은 사고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특히 열차 출입문은 공기압으로 제어되기 때문에 날씨가 추워질 경우 오작동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공사 설명이다. 공사 관계자는 “겨울철 시민들의 옷차림이 두꺼워지면서 겉옷이 출입문에 끼이는 일도 늘어나는데, 이때 시스템상으로는 작동 오류로 잡힌다”면서 “이 경우 회송조치가 열차 지연에 끼치는 영향이 더 적어 승객들을 하차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열차노후화도 안전 문제를 키우는 배경으로 꼽힌다. 통계에 따르면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열차의 약 66%는 20년을 넘겼다. 26년 이상인 차량도 26%에 달한다. 공사 관계자는 “22일 단전됐던 7호선 열차는 2000년에 투입된 차량”이라면서 “전동차 노후화로 상부 쪽이 전차선과 마찰한 것이 사고 원인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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