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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고등어, 새우 소환… 정진석·이준석 신경전 다시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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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고등어, 새우 소환… 정진석·이준석 신경전 다시 가열

입력
2022.12.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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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장제원 연대 놓고
이준석 "절대 고래 아냐"
정진석 "폄하 발언" 반박
당심 100% 전대 룰 개정
전국위·상전위서 마무리

정진석(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국위원회의에서 당헌 개정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정진석(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국위원회의에서 당헌 개정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힘이 23일 전당대회 '룰 개정'을 마치고 당대표 선거모드에 돌입했다. 이에 맞춰 '친윤(친윤석열)계'와 '비윤(비윤석열)계' 사이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친윤계 맏형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비윤계 이준석 전 대표는 또다시 '고래'를 들먹이며 치고받았다. 지난해 8월 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의 대립각이 재연되는 양상이다.

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어제(22일) 이 대표가 두 의원을 '새우'라며 '합해봐야 고래가 못 된다'고 폄하했다"면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고래와 고등어가 함께 싱싱하게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썼다. 전날 이 전 대표는 고려대 특강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새우 두 마리가 모이면 새우 두 마리이고, 절대 고래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친윤계 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윤핵관' 장제원 의원의 영향력을 평가절하한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정경관에서 '보수주의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열린 특강 도중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정경관에서 '보수주의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열린 특강 도중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위원장과 이 전 대표의 공방은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대선 경선에 나선 예비후보들의 체급을 물고기에 비유하며 한판 붙었다. 당시 정 위원장은 "돌고래, 고등어, 멸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다"며 정치적 중요성에 따라 후보들의 차등 대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돌고래는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던 윤석열 후보를, 고등어와 멸치는 다른 군소주자들을 뜻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멸치와 돌고래를 공정하게 대하는 것이 올바른 경선 관리"라고 반발했다.

정 위원장이 다시 '고래 비유'를 꺼내 든 것은, 이 전 대표 논리의 모순을 지적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치인들의 체급 차이를 인정하는 것에 거부감을 드러냈던 이 전 대표가 지금은 친윤계 의원들을 '새우'라고 깎아내리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자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재반박하며 가세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고래든 고등어든 함께 뛰는 선거 좋다. 왜 이들을 바다가 아닌 호수에서 싸우게 하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이라고 썼다. 정 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가 국민 여론조사를 배제하고 당원투표 100%로 차기 당대표를 뽑기로 한 결정을 '바다(국민 여론조사 포함)'와 '호수(당원투표 100%)'에 빗대 비꼰 것이다.

이헌승(맨 왼쪽) 국민의힘 신임 전국위원회 의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헌승(맨 왼쪽) 국민의힘 신임 전국위원회 의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이날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연달아 열어 당대표 선거에 당원투표 100%와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각 개정안은 투표에서 90% 이상 찬성률로 의결됐다. 정치권에서는 당내 지지세가 강한 친윤계를 밀어주기 위한 포석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입시제도가 어떻게 바뀌어도 들어갈 학생은 들어간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은 내년 3월 초 전대 개최를 염두에 두고 다음 주쯤 선거관리위원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정 위원장은 "당 상임고문 가운데 중후한 인품을 가진 원로 어른을 모실까 한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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