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 방안
곡물 수입량 국내 기업 비중 3.5%→18%
정부가 40%대로 떨어진 식량자급률을 5년 안에 50%대 중반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생산과 소비 기반 조성을 병행한다는 각오다. 더불어 현재 2곳뿐인 국내 기업의 해외 곡물 유통시설을 2027년까지 5곳으로 늘려 안정적인 해외 공급망 확보도 추진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2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우선 지난해 44.4%까지 내려간 식량자급률을 2027년까지 55.5%로 높인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기준 각각 1.1%, 23.7%인 밀과 콩의 자급률이 같은 기간 도달해야 하는 지점은 8.0%, 43.5%다.
수단은 △생산 증대 △농지 보전 △비축 확대 △새 수요 창출 등 전방위다. 가장 품이 많이 드는 영역은 증산이다. 전문 생산 단지 확대로 대규모ㆍ집중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가루쌀ㆍ밀ㆍ콩 등 식량안보상 중요 품목을 생산하는 농가에는 직불금을 지급한다. 5년 내 농업 생산의 30% 이상을 ‘스마트농업’으로 전환하게 하려는 것도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다. 또 최근 5년간 연평균 1.2%인 농지 면적 감소율을 0.5%까지 낮춰 2027년까지 150만㏊ 수준으로 농지 규모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ㆍ지방자치단체가 각각 농지 보전 기본ㆍ실천계획을 수립해 이행한다.
밀ㆍ콩의 공공 비축량은 2027년까지 각각 5만 톤, 5만5,000톤으로 늘린다. 특히 국내 밀 생산 증가세에 맞춰 밀 전용 비축 시설 신규 조성 방안이 마련된다.
수요 발굴을 위해서는 국산 가루쌀ㆍ밀ㆍ콩 계약 재배와 원료 할인 공급, 신제품 개발 지원 등이 진행된다. 정부는 ‘푸드테크(첨단 식품 기술)' 산업과 연계해 국산 콩을 활용한 대체 식품을 개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다른 한 축은 해외다. 민간 전문기업의 해외 곡물 유통망 확보를 돕는다는 게 핵심이다. 일단 ‘곡물 엘리베이터’ 등 국내 기업의 해외 곡물 유통시설을 2027년까지 5곳으로 늘리기 위해 500억 원 규모의 저리융자 지원방안을 정부가 당장 내년에 마련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민관이 공동 참여하는 ‘농식품펀드’를 조성한다.
곡물을 건조ㆍ저장ㆍ운송하는 유통시설인 곡물 엘리베이터는 주로 곡물 주산지나 강ㆍ항만ㆍ철도 등 운송시설 근처에 자리한다. 현재 포스코가 우크라이나에, 팬오션이 미국에 각각 이 시설을 확보한 상태다.
정부는 유통망 추가 확보를 통해 곡물 수입의 국내 기업 반입 물량을 300만 톤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반입 물량(61만 톤)보다 5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목표다. 비상시 안정적 식량 확보를 위해 주요 국물 수출국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공적개발원조(ODA)나 농업 기술ㆍ시설ㆍ장비 등을 지원해 신뢰도 쌓을 계획이다.
김정희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각국의 자원 무기화, 수출 제한, 국내 농가 인구 감소 등 상황을 감안할 때 식량안보 문제는 이제 일시적ㆍ우발적인 충격이 아닌 상시적ㆍ구조적 위험”이라며 “이번 대책의 세부 방안을 구체화하고 후속 입법 조치를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