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 전집 등 고전 번역, 천병희 교수 별세

고대 그리스·로마 원전의 우리말 번역에 기여한 번역가 천병희 단국대 명예교수가 22일 별세했다. 향년 83세. 사진은 천 명예교수. 연합뉴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플라톤의 ‘국가’, 헤로도토스의 ’역사’ 등 그리스·로마 고전 60여종을 우리말로 펴내 국내 고대 그리스·로마 원전 번역에 크게 기여한 천병희 단국대 명예교수가 22일 별세했다. 향년 83세.

고인은 서울대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에서 5년 동안 독문학과 고전문학을 공부했고 단국대 독문과 강단에 섰다. 2004년 정년 퇴직한 후에는 단국대 인문학부 명예교수로 지내면서 그리스 문학과 라틴 문학 원전의 번역 작업을 해왔다. 그는 2019년 플라톤 전집 7권을 완역했고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정치학' 등 굵직한 고전을 번역했다. 플라톤 전집 등을 출간한 도서출판 숲은 고인 덕분에 "우리는 일본어나 영어 번역서의 중역을 통하지 않고 비로소 그리스 로마의 고전들을 우리말로 읽게 됐다"고 추모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2남 3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4일 오전.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